연극이 시작되면 개막을 알리는 대단원의 막이 장엄하게 열린다.
우리도 그렇게 인생의 서막을 알리는 첫 울음 소리와 함께 위대하게 이 세상에 왔다. 연극에 비유 하자면 수많은 삶의 장 들이 열리고 닫히기를 얼마나 반복 했던가 아스라이 정리 되지 않은 수량과 부피만 가늠될 뿐 이다. 모든 것을 섭렵한 것처럼 자신감이 붙어 이마의 주름하나에도 의미를 불어 넣어 보려 하지만 어디까지가 1막이고 어디서부터 2막을 논해야 하는지 참으로 난해한 삼거리에 서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유행가 가사에 방향을 묻는때이기도 하다. 크게 돌아 인생의 1막을 구분 하자면 회갑이라고 강력히 외쳐 본다.

  58년 개띠들이 금년에 회갑을 맞는다. 그중 선량했던 개띠인 나의 1막은 금년이 전환 점 이리라 가늠해본다. 무술년 개띠 새해가 시작되면서 고등학교 동창회 집행부를 새로이 선출하면서 금년에는 환갑 이벤트를 모토로 삼아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여는 기회로 삼자며 건배를 하였다. 그렇지만 인생 2막을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열고 나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나침반이 없다. 방향 잃은 시계바늘만 돌고 돌아 올해 안에 모든 개띠 친구들은 일제히 정년을 하게 된다.

  과거 우리들은 일제히 국민 학교를 졸업하고 사상유례없던 무시험 추첨을 통하여 중학교에 진학을 한 특수 세대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몸에 두르고 어둡고 현란했던 격동기를 지나 현대화의 주역들이었다. 쇠풀과 나무지계를 짊어지기도 했고 흑백과 칼라텔레비젼의 엇갈린 문명 속에서 문화를 싹틔웠으며 늘어지던 야외전축의 숨찬 팝송으로 젊음을 보냈다. 장발에 고고춤으로 사춘기를 넘어 찻집 디제이의 얕은 조크에도 꿈을 부풀리던 꿈들이 있었고, cd음악에 사로잡혀 시대를 잃고 전율했던 긴긴 밤도 있었다.

  한여름 밤의 기타소리와 벌레울음 섞인 모닥불 속에 젊음을 불사르며 우리는 인생의 1막을 꽉꽉 채워오지 않았던가. 컴퓨터의 점령이 아날로그의 전율을 앗아 갔지만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는 툭툭 튀던 전축판 속에서 흘러나오던 오래된 팝송들이 그 어느 세대보다도 자양분이 넘치는 어제로 남아 있다. 이제 과감히 인생의 2막을 열자!

  스마트폰 속 영상으로 흘러나오는 아들 손자들의 웃음소리가 우리가슴을 디지털신호로 적시고 있는가 했더니만 인터넷으로 예약된 해외여행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참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체험한 58년 개띠들의 인생 2막 이야말로 준비된 2막 1장의 보석 같은 순간들 이라고 생각한다. 황금 개띠 해에 58년 개띠들의 새로운 걸음마를 꿈꾸며 자랑스럽게 다시 출발 해보자 친구들아! 가슴을 펴고 일어나자 친구들아! 아름다운 58년 개띠들의 인생 2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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