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를 벗어난 도시의 거리나 유원지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들이다. 각 시설들은 그 목적에 따라 편의시설과 안전시설이 다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편의시설은 일상적으로 이용되지만, 안전시설은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위해 피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시설이다. 하지만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안전의식이 평상시에는 희박해지기가 쉽다. 이용자들도 평소에 사고를 의식하며 행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식당이나 목욕탕, 기차나 버스, 배를 이용한다던지 할 때 그 때마다 화재, 붕괴, 교통사고 등을 미리부터 염려하고 이럴 때를 대비해서 철통 같이 사전 태세를 갖추고 이용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의식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인재건 천재건 사고가 발생하여 시설이 파괴되고 화재가 나고 선박이나 열차나 버스가 충돌 전복되거나 추락하거나 해서 인명의 사상자가 생기면 그 때는 원인 조사와 안전시설 관리실태와 사고 당시의 대처문제 등을 따지고 책임자 처벌과 피해보상 문제 등으로 한동안 해결의 난항을 겪는 게 현실이다. 또 이때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을 것이라고 다짐의 또 다짐을 한다. 그런데도 유사한 사고는 그칠 사이 없이 발생하고 있으니 마치 안전 불감증에 걸린 사회 같다.

  그렇지만 그 후가 문제다. 그 안전 대책이 법적으로 기능적으로 완벽했다 하더라도 꾸준히 점검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미흡한 것이다. 점검 관리해야하는 기관이나 해당 시설의 사업주나 또 그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다 같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 안전의식을 잃어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안전시설이나 그 관리 운영 규칙이 완벽하였다 해도 평소에 철저하게 점검 관리를 소홀이 했다면 예고 없이 닥치는 사고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번 제천의 스포츠 센터 화재에서도 2층 비상계단에는 진열장으로 막혀져 있었고 출입문 자동장치도 작동이 잘 안되었으며 스프링클러 또한 작동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주의 평소 안전의식이나 관리의 부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허가 받은 소방안전 검사기관의 검사도 부실했음이 드러났고 소방관들의 대처도 미진했던 것으로, 결국 총체적 부실로 평가를 받고 있다.

  비행기를 타면 출발하기 전 비상시에 탑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장비의 위치와 착용 방법 등을 스크린을 통해서 설명을 한다. 이처럼 흔히 이용하는 일반 대중 시설에서도 모니터나 방송을 통해서라도 비상구의 위치나 사고 발생 시 탈출 방법 등 대처요령을 간단하게나마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알려 주거나 게시해 놓았으면 한다. 이용자들도 다중 이용 시설에 들어 갈 때는 최소한 비상구의 위치나 통로를 사전 인지해 두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후에 책임추궁하고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후약방문’에 불과한 것, 그래도 사후 약방문일지라도 파기하지 말고 유사시 확실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 모두가 평소 사고를 예방하고 대비하는 의식의 전환과 안전에 대한 규칙을 준수함을 생활화해야 한다. 지난날 가는 데마다 흔히 볼 수 있었던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라는 표어가 지금은 볼 수가 없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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