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입니다.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많은 교회가 새해 첫 시간에 촛불을 밝혀 들고 예배합니다. 감리교의 아버지인 존 웨슬리(John Wesley)는 감리교인들과 함께 매해 첫 주일을 언약갱신예배로 하였습니다.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새롭게 갱신함으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구원의 길을 기쁨으로 함께 걷기 위함입니다. 이 때 하나님께 올려드렸던 기도문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요 주님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저로 주님이 원하시는 것을 행하게 하시고 주님이 원하시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하옵소서.
저에게 주님의 일을 맡기시되 주님을 위해 고난도 당할 수 있게 하옵소서.
저로 하여금 주님을 위해 쓰임 받게 하옵시고, 혹은 주님을 위해 쉬게도 하옵소서.
주님을 위해 높아지게도 하시고, 주님을 위해 낮아지게도 하옵소서.
주님 안에서 텅 비워 주시고, 주님 안에서 가득 채워 주옵소서.
주님 안에서 선한 것을 소유하게 하시고, 주님 안에서 악한 것을 버리게 하옵소서.
이제 저는 지극히 자유롭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주님의 뜻에 자원하고 헌신하고 자 기쁨으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나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영광의 주님, 진실로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꼭 그리 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맺은 하나님과의 언약이 하늘나라에서 확증되고 이어지게 하옵소서.”

송구영신의 시간에 기억해야 할 것은, 옛 것과 새 것을 구분하는 기준으로서 ‘지금’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 ‘지금’ 안에 나와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보내려고 하는 옛 것 가운데에서도 함께 계셨고, 지금 맞아들이려는 새것 가운데에도 여전히 계십니다. 방관자가 아니라 주관자로 계십니다.

그래서 뭔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 신앙인들은 내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을 넘어, 그분과 맺은 언약을 갱신함으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웨슬리의 기도문의 내용을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표현이 주님 안에서.. 라는 것입니다. 새롭게 맺는 계약에서 갑과 을이 명확합니다.
갑은 하나님이시고, 을은 우리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갑이 을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을을 위해 목숨을 내어 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은혜란 이것을 깨닫는 것이며, 은혜 입은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그래서 2017년을 코앞에 둔 지금, 우리 주님께서 다시금 우리와 언약을 갱신하시고자 할 때 ‘나는 주님의 것입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올 한해 독자 여러분들의 삶은 어떠셨는지요? 어떤 새로운 언약으로 2017년을 맞이하기를 원하시는지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나를 더 사랑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응당 그분과의 관계 속에서 2017년은 설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되고 귀한 새해가 되기를 손모아 기도합니다.

 
 
한 명 준
서정교회 담임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학교 세인폴대학교에서 공부하였고
 현재 서정감리교회
담임목사로서 감신대와 평택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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