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사전에서는 ‘남을 지배하여 복종시키는 힘, 치자가 피치자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사회적 실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인가 권력 앞에서는 좀 위축감이 들고 눈치를 살피게 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심정이다. 우리나라는 나라의 정체가 민주공화국이고 따라서 그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 제1조에 나와 있다. 그러나 그 권력을 실제 행사하는 것은 국민이 아니고 국가 와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자들은 그 권력을 남용하여 자신의 부당한 이득을 취하며 국민들을 억압하고 못살게 해서는 아니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보는 전 현직 권력자들의 각종 부정과 불법 행위가 속속 들어나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드나든 모습을 자주 보면서 참 권력의 무상함을 느낀다. 이 권력자들이 법정이 들어 설 때 벌떼처럼 몰려드는 취재진들에 둘러 싸여 취재진들의 묻음에 공통적으로 하는 대답이 있다. ‘검찰에 가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 ‘나는 아무 관련이 없다’ 등이다. 그리고는 10시간 또는 철야 조사를 받고 초췌한 모습으로 나올 때 기자들의 질문에는 ‘성실하게 소명을 다 했다’라는 풀죽은 짧은 대답뿐이다. 그러려면 왜 기자들 앞에서는 짤막하게나마 자기의 혐의에 대해서 떳떳하게 말을 못 하는가? 그리고는 구속영창이 청구되고 결국 처벌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들 권력자들의 권력 남용의 불법적인 사례는 여러 가지로 드러나고 있지만, 특히 요즘 주목을 끄는 것이 과거 장관이었던 현직 국회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특활비 1억 원의 뇌물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 있고 그 돈을 건넨 기관의 장도 이미 구속되었음을 보도를 통해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정부 각 기관의 정보비라는 돈, 일반 국민들은 이런 돈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음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돈은 영수증도 없이 쓰는 돈이라 한다. 특수한 업무 추진을 하는 데 있어서 일일이 품의를 내서 결재를 받고 쓰고 나서 영수증을 챙긴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 돈이 뇌물의 성격으로 오가고 더러는 사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세금을 납부할 때 납기일을 초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가산금을 더 붙여 내야 한다. 국민이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는 혈세임을 생각할 때 국민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높은 권력의 자리로 발탁되어 국회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 중에는 집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또는 상속을 하는 과정에서 탈세를 한 사례도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누구보다도 높은 직위에 있는 권력자들은 무엇보다도 법을 준수해야하고 청렴해야 한다. 상탁하불청(上濁下不淸)이라 했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이 고사는 바로 고위 권력자들에게 보감(寶鑑)이다. 조선 초기에 청렴결백하기로 지금까지도 알려진 황희, 맹사성 같은 명재상들이 이 시대에는 왜 없는지? TV 뉴스마다 화면을 장식하는 고위 권력자들의 수갑을 찬 모습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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