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사람의 뼈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뼈에 200kg의 금괴(金塊)가 걸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래전 기록에 의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난파당한 배가 있었고, 당시 조난자들이 모두 구조 되었는데, 딱 한사람만 찾을 수 없었답니다.

  금괴를 허리띠에 걸고 있는 그 뼈의 주인공이 실종자였습니다.  아마도 이 사람은 배가 난파 하자 200kg의 금덩어리를 허리띠 처럼 두르고 바다에 뛰어들었던 모양입니다.

  황금이 아까웠던 것이지요. 그러나 황금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매우 씁쓸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을 보면 돈을 들고 바다에 뛰어 내리는 사람만 어리석다 탓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우리 시대의 갈등의 원인, 사랑과 배신의 이유가 전부 돈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거의 대부분이 돈과 연관된 문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돈의 위치는 본래 우리의 발아래 여서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복된 도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뛰어넘어 머리 위의 지극한 지경에까지 모셔지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많을수록 좋다는 돈은 그 기준이 상대적입니다. 게다가 돈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심 역시 바닥이 뚫린 독과 같아서 아무리 많은 것으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100만 원 월급 받고 기뻐하던 사람이 1000 만 원 월급받는 사람들 틈에서는 가난한 자입니다. 더 높이 올라가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은 통장에 쌓아두는 바벨탑의 높이가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조절하는 마음의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모델들이 사진을 찍을 때, 흰 옷을 입은 모델은 절대로 흰 배경에서 지 않는다고 합니다. 검은 옷을 입은 모델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검은 배경에는 서지 않습니다. 같은 배경으로는 입은 옷이 도드라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배경 삼아 돈을 자랑함이 미련함이고, 지식을 배경삼아 지식을 자랑하는것 또한 덧없는 것입니다.

  가문을 배경삼아 가문을 자랑함도 우스운 일이고, 건강을 배경삼아 건강을 자랑하는 이 치고 장수하는 이가 드뭅니다. 인간은 모두 유한합니다. 유한이라는 옷을 입고 온갖 유한한 것들을 배경 삼는 한 그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 상대적 기쁨은 있을지언정 그 기쁨은 더 크고 세련된 것들을 만나면 이내 불평으로 바뀔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12월, 무엇을 여러분의 배경으로 삼으시겠습니까?

 
 
한 명 준
서정교회 담임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학교 세인폴대학교에서 공부하였고
현재 서정감리교회
담임목사로서
감신대와 평택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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