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활동하는 데 이상적인 기온은 섭씨 16도~20도 사이이고 습도는 60%~70%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가을은 우선 기후 면에 있어서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습도 그리고 신선한 바람의 세 여건이 잘 맞아서 봄, 여름, 겨울, 어느 계절에 비교해도 가을을 따를 만한 계절이 없다. 가을은 바로 이런 이상적 기후 조건을 갖추었기에 일 년 사계절중 우리가 생활하기에 가장 좋은 기후이다. 게다가 맑고 푸른 드높은 하늘과 산야의 오색의 아름다운 색깔로 물든 단풍이 주는 풍광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서정감을 유발하며 더없이 즐거움을 안겨다 준다.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요, 사색의 계절이요,  여행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예술, 문화, 체육행사도 가을철에 많이 이뤄진다.

  이처럼 가을은 사람들을 밖으로 이끌어 내는 마력을 지닌 것이다. 따라서 가을철에는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하고 일반인들도 국내이건 해외이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연휴 때나 주말이면 특히 나들이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메우며 각 고속도로 휴게소나 관광지에는 관광 인파로 북새를 이룬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교통망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라 할 정도가 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어디든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처럼 국내 여행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해외여행 또한 못지않다. 웬만하면 일본이나 중국, 대만, 동남아지역 나라 정도는 다다녀왔음직하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생활문화도 함께 향상됨에 따라 이젠 광광이나 여행도 일상화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된 시기는 1969년 1월부터였다. 우리보다 앞서 일본인들이 아시아권에서는 먼저 세계각지의 여행을 휩쓸고 다니며 ‘기생관광’이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뒤를 이어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 여행을 다니며 싹쓸이쇼핑관광으로 소문이 났을 뿐만 아니라 시끄럽고 무질서 하고 불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면에는 우리도 한번 우리의 여행문화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관광버스 안에서 술  마시고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며 좁은 버스통로에 서서 춤을 추는 놀이 문화는 고쳐져야 한다.

  고속도로 주행 중에 차 안에서의 이런 행위는 사고의 위험을 유발할 수 있기에 엄연히 위법행위이거늘, 운전기사는 제지는 고사하고 관광객의 여흥기분을 배려해서 음악을 틀어 주며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휴게소 주차장이나 유원지에서도 관광 온 일부 부녀자들이 어울려 노래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 술 취한 남자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모습도 흔히 본다. 해외 패키지여행을 가서 다른 나라 여행자들의 행동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 수준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우리의 속담, ‘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샌다.’라는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이젠 경제적인 면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으니 그에 걸맞는 문화인다운 면모를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