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66돌 한글날을 맞이 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은 1446년 음력 9월 상순 이었는데 이를 양력에 맞춰 1945 년에 10월 9일을 ‘한글날’로 확정 했다. 그 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어 1949년부터는 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다가 1990년, 공휴일이 너무 많다하여 공휴일을 정비하는 중에 한글날이 제외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국경일이 되긴 했지만, 법정공휴일은 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반드시 공휴일이 되어서 전 국민이 하루 쉬는 날이 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글이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문자 중에 하나 인데다 그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세계문자학 회에서 시행한 세계문자올림픽에서 1차(2009년), 2차(2012년 방 콕대회) 연이어 1위 금메달을 차 지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2위는 인도의 ‘테루그 문자’, 3위는 영어 ‘알파벳’이다. 영어 알파벳은 26자, 일본어는 48자, 한글은 24자(자음14자, 모 음10자)로서 같은 소리글자지만, 영어와 일어는 300여개의 소리 정도 표현하지 못하지만, 우리 한글은 11,000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중국의 한자는 뜻글자로서 수천 개의 글지를 가지고 있지만, 400여 소리 밖에 못 낸다. 소리글이라면 무엇보다도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어야 문자로서 그 기능을 다 할수 있지 않겠는가. 이점이 바로 우리 한글의 우수성 중에 하나다. 그래서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국어를 세계 공통어로 쓰면 좋겠다고 했다는 것 이다. 유네스코에서는 한글을 소수민족의 언어로 사용하자고 했고 훈민정음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가 정보 통신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에 있는 것도 우리 한글의 빠르고 많이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 가. 그런데 지금의 우리 현실은 어 떤가? 거리마다 간판을 보면 영 문으로 된 간판이 쉽게 눈에 띤다. 한글로 되어 있다 해도 뜻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뿐이랴. 공공기관이나 회사의 간판도 영문 약자로 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KT, KEPCO, KESCO, 등이다. 웬만한 사람은 간판만 보면 무엇하는 곳인지 알 수 없다.
KT는 ‘한국 통신’이고, KEPCO는 ‘한국전력 공사’이고, KESCO는 ‘한국전기 안전공사’이다.
이밖에도 ‘주민센터’도 있다. 이는 옛날 동사무소인데 주민다음에 다른 우리 말 아닌 ‘센터’를 꼭 붙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또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나 인터넷 전자우편으로 주고받거나 일상 대화 속에서 사용하는 용어 들은 비록 영어는 아니지만, 문법에도 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생소한 말이 많다. 예를 들면 ‘샘’이 있다. ‘샘’은 선생님을 뜻하는데 이는 ‘선’자에서 ‘ㅅ'을,’생’자에서 ‘ㅐ’를,’님‘자에서 'ㅁ’을 따서 모은 것 같다. 영어에서도 앞에 예 에서처럼 각 단어에서 첫 자를 따서 합쳐놓은 게 있다. ‘샘’은 tv에 드라마에서도 흔히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가다 보면 몇 십 년후 에는 국어사전을 새로 편찬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몇 해전 ‘워싱턴포스트’지에서 한국에서는 지금 영어가 ‘황금의 언어’가 되었다며 영어에 광풍이 일고 있다고 했다. 하긴 가짜 외국 영주권을 돈 주고 사서 국내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키는 현실이니 말이다. 아무리 세계화시대라지만, 진짜 ‘황금의 언어’는 한 글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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