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이란 말은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하던 말이다. 이는 데이트란 단어와 폭력이란 단어가 합친 합성어로 신조어다. 데이트는 우리말도 아닌 외래어로 이성과의 만남이란 뜻으로 주로 연인들 사이에 만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데이트 중에는 연인 사이에 사랑을 나누며 깊게 정을 새기는 더없이 행복한 만남이 거늘 폭력이 가당키나한 일인가?

폭력에는 신체적 폭력 말고도 언어적, 정서적, 성적 등 여러 유형이 있겠지만, 흔히 남성 쪽에서 일방적으로 약한 상대 여성에게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게 보통이다.

며칠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서울 신당동에 인도에서 데이트 폭력으로 보이는 CCTV 동영상을 보았다. 남성이 상대 여성을 무자비하게 주먹으로 안면을 때리고 온 몸에 발길질도 하다가 쓰러트리고도 달려들어 계속 폭력을 가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달려들어 말렸거늘 말리는 행인들에게도 폭력으로 맞섰다. 이 와중에 잠시 사라졌던 이 남성은 트럭을 몰고 와서 그 여성을 들이받으려 했으나 여성은 다행히 행인의 보호로 피신을 해서 끔찍했던 폭력은 끝나고 그 남성은 경찰에 연행되었다. 이 폭력을 행한 남성은 만취상태였고 둘 사이는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사이라고 한다. 여성은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이가 다섯 대나 부러졌다한다. 이렇게 길에서 끔찍한 폭력을 휘두르게 된 사연은 알 수 없으나 그 살벌한 폭력의 장면이 생생하게 찍혀진 동영상을 보면서 남의 일이지만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년 평균 46명이라는 통계도 나와 있다. 연인 사에 일어난 데이트 폭력이라도 피해자가 법적 대응도 할 수 있으나 대부분 보복이 두려워 묻어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폭력은 습관성이 있어 언제고 다시 저지르곤 한다.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도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 폭력의 사례도 흔히 본다. 근래에 와서는 반대로 아내에 의한 폭력으로 매 맞는 남편도 있다. 이런 경우 남의 가정사의 문제이기에 이웃에 살면서 알면서도 모른 채 하고 간여를 안 하는 게 우리네 정서다. 그러나 데이트 폭력이건 가정폭력이건 폭력이기에 당연히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있어 가해자는 의당 처벌을 받는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이고 폭력은 존재 하지만 특히, 근래에 와서 폭력 행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폭력을 자주 행사하는 사람은 대체로 공격적이고 난폭하며 지배욕이 강한 성격의 사람들이다. 천성은 좀처럼 바뀌는 게 아니기에 이런 성격인 사람에게는 그런 성격이 발동할 수 있는 빌미를 주지 않는 게 예방차원에서도 좋을 것이다. 폭력은 오가는 말 속에서 유발 되는 경우가 많다. 말은 잘하면 약이 되고 못하면 독이 된다고 했다. 앞에 뉴스에서 보았던 데이트 폭력의 당사자들은 이미 헤어진 연인관계이었는데 가해한 남자친구의 진술로는 여자 친구의 욕설에 감정이 상해서 술김에 그랬다 한다. 말은 되도록 상대편의 나쁜 감정을 유발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온화한 표정에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건넬 때 기분 나빠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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