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 뮤직페스티벌’ 축제의 앞날이 안개 속에 휩싸였다.
“무슨 행사든 공과 과는 있기 마련”이라며 “나름대로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최선을 다했다”는 평택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아직 아무 문제가 없다지만, 3억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투입하면서 평택시가 추진하는 ‘평택시민 뮤직페스티 벌’은 평택시를 떠올릴만한 특색도 없고, 그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일반적인 프로그램 들로 나열돼 있는 행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유명가수 초청팀중 평택출신 가수 한 명정도 출연하는 것으로, 지역 특색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최 프로그램 내용을 기획사에 던져 놓고 ‘시민들아 모여라’하는 식의 볼거리 위주의 ‘평택시민 뮤직페 스티벌’축제를 아예 폐기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에 하나, 평택시가 축제예산의 대부분을 감당한다는 구실로 ‘평택시민 뮤직페스티벌’ 축제의 미래를 시민화합과 지역특색을 도외시한 채 독단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장담컨대 안팎으로 상당한 후유증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어찌됐든 시민의 문화욕구가 넘치는 가을철 ‘평택시민 뮤직페스티벌’ 축제가 이렇게까지 애처로운 처지에 몰린건 슬픈 일이다. 달리 보면, 이는 튼실하지 못한 평택 문화예술의 토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것 같아 영 입맛이 씁쓸하다.
평택시가 농악의 전통 중심도시라고 대내외적으로 표방하면서도, 정작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평택의 특징적 색채를 나타낼 수 있는 거리축제 마케팅 마인드조차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란 사뭇 충격적이다.
물론 아무리 유서 깊은 축제라도 ‘현재’와 소통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 내용과 형식을 달리 할 방안을 모색해 보아야하며, 필요하다면 축제의 내용과 형식도 시대와 취향에 맞게 변화해야 마땅하다.

◇시민과 함께 변화하는 축제로

특히 지역의 특색있는 종합축제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축제를 기획하는데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지역 주민이 대부분 관객으로 전락하거나 축제의 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찾아보기 힘들어 진다면 화합의 축제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빛을 잃고 말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고장에서 작정하고 신명나게 놀아볼 기회는 더욱 어려워졌다. 본질적으로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지 않음에도 이런 결과를 낳은 건 자명하다. 어쨌든 지역축제의 새로운 변신과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게 열려져 있다. 거기에서 시민을 중심에 두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더더욱 분명한 건, 진정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축제는 지자체의 성급한 성과 중심적 사고나 문화예술인의 일상에서 벗어난 고고한 창작과는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민·관의 조화가 축제의 성 패를 좌우
 
이처럼 ‘평택시민 뮤직페스티 벌’ 축제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시민이 배제된, 평택시가 중심이 된 축제’에 불과하기 때문에 새로운 축제 기획을 꾸미겠다는 시의 입장과 ‘애초 시민과 민간 전문가가 기획해야 할 축제’를 훼손하는 관료적 발상에 다름 아니라는 시민들의 시각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 사실 이러한 파행의 이면에는 민관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과 축제를 바라보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소관계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축제 예산집행이 들쭉날쭉한 지원 체계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평택지역의 한 축제 전문가는 “브라질 삼바축제처럼 지역주민과 관광객 등이 함께 즐기는 대규모 축제로 풍물놀이. 꽹과리, 징, 북등을 치며 함께 어우러지는 페스티벌에 댄스축제 등을 결합해 관광객과 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거리 놀이축제를 평택지역 특색에 맞게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 평택시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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