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들이 세운 작은 독일마을

 
 

한국에서 만나는 작은 독일. 독일마을은 1960~70년대 독일로 건너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마을이다. 물건방조 어부림과 쪽빛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을 따라 주홍색 박공지붕을 얹은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지금껏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국적인 풍경이다.

몇 년 전 독일마을은 드디어 공사가 끝나고 주홍빛 박공지붕을 얹은 수 십 채의 가옥들이 일가를 이루었다. 그리고 가장 전망이 좋은 마을 뒤편에는‘독일광장’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했다. 독일마을에서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독일광장에 올라 마을 전체는 물론 멀리 물건 방조어부림과 물건리 앞바다를 발아래 두는 호사를 누려보자. 이제 완연히 여름의 초록빛으로 변해가는 물건방조어부림 너머 쪽빛 남해는 마치 호수처럼 고요하다.

이국적인 정원에서 산책하다

 
 

독일광장을 기준으로 주차장 건너편에는 이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커다란 정원이 보인다.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 등 세계 각국의 국가별 정원으로 꾸며진 원예예술촌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빛깔 고운 초화가 만발하는 아름다운 꽃마을인 원예예술촌에는 유럽의 정원 외에도 20여 명의 원예 전문가들이 각자 자신의 집과 정원을 작품으로만든 점이 독특하다.

권역별로 3곳의 개인정원과 1곳의 공동정원으로 나누어 지는데 그린티하우스, 유자하우스, 프렌치가든은 카페를 겸하고 있으며 꽃섬나들이, 쟈스민하우스, 석부작 하우스 등지에서는 숙박이 가능하다. 바로 옆 독일마을에 위치한 40여 채의 가옥들도 숙박이 되는 곳이 많기때문에 하루쯤 원예예술촌이나 독일마을에서 묵어보는 것도 좋다.
 
멸치회무침은 오뉴월 지금이 제철

 
 
독일마을 바로 앞에 위치한 물건항에서 그 유명한 물미해안도로를 타고 미조항까지 달린다. 남해 청정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멸치를 맛보기 위해서다.

이 무렵 남해안은 멸치잡이로 활기가 넘친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통영 그리고 부산 기장과 함께 멸치 산지로 유명한 고장. 특히 멸치회무침은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다. 성질이 급해 잡히면 곧 죽는 멸치의 고약한 특성 때문이다. 남해군에 왔다면반드시 멸치회무침을 맛보아야 하는 이유다.

멸치회무침은 갓 잡은 멸치를 손질해 뼈와 내장을 발라내고 막걸리로 만든 식초와 고추장, 갖은 채소를 함께 무쳐낸 멸치회무침은 부드럽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회무침도 맛있지만 멸치쌈밥 역시 별미. 멸치쌈밥은 이름 그대로 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묵은지와 고추장을 넣고 끓여 졸인 뒤 쌈에 곁들여 먹는 찌개를 말한다.

한려해산국립공원 금산의 수려한 자태
 
 
미조면과 이웃한 상주면에는 산으로는 유일하게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소속된 금산과 보리암이 버티고 있다. 701미터 높이의 금산 정상 턱밑에 자리잡은 보리암에 가려면 주차장에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매표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사람이 몰리면 한참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매표소에서 다시 15분 정도 걸어 오르면 마침내 보리암이다.

까마득한 절벽 끝자락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짙은 푸른색의 바다가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보리암 곳곳에 전망이 좋은 장소가 많지만 해수관음상 앞 전망이 가장 훌륭하다. 물론 다리품을 팔아 금산 정상까지 오르면 훨씬 더 아찔한 풍광이 펼쳐진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제법 가파른 탐방로를 따라 올라야 하지만 거리가 200미터에 불과해 금세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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