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보면 때로는 마음이 편치 않을 때가 있다. 전철 안 경로석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만이 잔존하고 있는 경로효친의 사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좋은 사례인 것이다. 어떤 때는 승객이 많아서 손잡이에 의존한 채 흔들리는 몸을 힘들게 지탱하며 서서 가는데 노인이라는 것 하나로 경로석에 앉아서 편안하게 가는 게 미안한 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경로석이고 일반석이고 만석이 되어 서서 가는 사람이 많은 때는 서서 가기조차 곤란을 느낄 때가 있다. 일반석앞에 서려니 자리 양보하라는 눈치를 주는 것 같고, 그렇다고 경로석 앞에 서서 가자니 이 또한 편안히 앉아가는 노인에게 같은 노인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신경을 쓰이게 하는 것 같아 이럴 때는 하는 수 없이 출입문 근처에 서서 가곤 한다. 가끔씩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도 있지만, 그나마도 요즘은 보기 드물다. 경로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에 노인들에게 자리 양보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일까?

  한편, 경로석이 비어 있는 데도 일반석에 앉아 가는 노인도 있다. 당연히 앉아가야 할 젊은 이들이 이런 노인들 때문에 서서 가야 하는 경우, 그렇다고 비어있는 노인 석에 가서 앉을 수도 없고 말은 못 하지만 그 속마음은 불쾌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반대로 멀쩡한 젊은이가 경로석에 앉아가며 노인들이 자기 앞에서 서서 가는데도 꼼짝 않고 앉아가는 그 젊은이의 행태는 너무도 밉살스럽다.

  이럴 때 나서서 한 마디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행여 그 젊은이의 역습이라도 당할까봐 자제하고 만다. 이런 좌석 문제로 전철 안에서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것이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 현상이 아닌가 한다. 서로 다른 세대들 사이에 있는 감정이나 가치관의 차이를 세대차라 한다. 세대차는 왜 있는가? 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로, 나이다. 나이가 많은 세대는 아래 세대들을 늘 낮게 보며 경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태어난 시대적 차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는 농경사회이고, 80년대에는 산업사회이고, 2000년에는 정보화 사회였다. 이런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태어났기에 그 특성의 차이가 있어서이다.

  셋째로, 출생동기집단 형태이다. 출생 시기가 같은 세대들끼리 비슷한 사회적 경험을 하며 성장했기에 그 경험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세대차이는 동서고금 어느 시대고 있어왔다. 그렇다고 그 차이가 갈등으로 까지 번져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경로효친 사상이 지켜져 내려옴으로 해서 세대차에 갈등은 극복해왔으나 근래에 와서는 산업화에 따라 가족구조가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화되어 가고 급격한 사회 환경 변화로 인한 젊은 세대들의 의식 구조와 가치관이 많이 변했다. 반면 노인세대들은 고정관념에 머물러 있음으로 해서 세대 간의 갈등은 깊어져 가는 것이다.

  세대 차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노인세대들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두 세대 간의 차이를 서로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노인세대들은 어렵더라도 변해가는 사회환경과 문물에 대해 공부하고 적응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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