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함께 현대화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로 변화 발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며 변화해 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사람들의 생활양식이나 전통적인 풍습도 의식 구조도 나날이 바뀌어져 감을 실감한다. 특히 이런 변화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느끼며 체험한 세대들은 장·노년층들이다. 청소년층들이야 이 시대에 태어나 이 시대가 삶의 출발이요 현장이니 지난 시대를 알 리가 없다.

  청소년들의 옷차림만 보아도 장·노년층들이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면면이 있다. 지금은 ‘거지’라는 말을 좀처럼 쓰지도 않고 보지도 못하지만 지난 시대에는 길거리에서 거지를 흔히 볼 수가 있었고 실제로 아침저녁 식사 때가 되면 남루한 차림에 깡통을 든, 거지들이 대문 앞에 와서 밥을 얻어가는 일들은 예사롭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그 거지들의 옷차림은 한군데도 성한 데가 없고 여기저기 뚫어지고 찢어지고 더러는 누덕누덕 기워진 모습이었다. 그 시절에는 거지들뿐만 아니라 웬만한 가정에서도 약간씩 해진 곳에는 다른 헝겊으로 기워서 입었고 양말도 신다가 뚫어진 곳이 있으면 버리지 않고 기워서 신었다.

  신발도 해지면 마찬가지로 깁고 창을 덧대고 해서 신었다. 지금은 ‘구두 수선방’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이 일을 행상을 하는 ‘신기료장수’가 했다. 신세대들은 그런 시대가 있었냐며 왜 그렇게 살았냐고 한다. 그들의 문화는 구세대들과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할 수 있는 얘기다.

  요즘 청소년들이 입고 다니는 청바지만 보아도 노인 세대들이 볼 때는 옛날 거지의 옷차림이나 다를 게 없이 보인다. 무릎 부분을 일부러 뚫고 찢어서 속살이다 드러나게 입고 다니거나 허벅지 부분을 잘라내어 단 처리도 없이 너슬너슬한 채 입고 어떤 경우는 군데군데 일부러 기워진 옷도 입고 다닌다. 비단 청바지의 이런 모습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의 옷 문화도 많이 변화되었다.

  옷의 색상만 보아도 예전에는 희색이나 검정색, 회색 정도의 무채색 옷에서 지금은 오색이 배합된 다양한 문양의 옷을 입는다.

  전에는 이런 원색의 옷은 무속인들이 입었던 장삼이 있었을 뿐이다. 가난에 찌들어 옷다운 옷도 제대로 못 입다가 그나마도 낡아서 해지면 여기저기 헝겊을 대서기워 입었던 옷이 지금은 다양한 색상이 배합되거나 여러 가지 호화로운 문양이 새겨진 맵시 있는새로운 감각으로 디자인된 옷으로 변신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세계 속에 다양한 문물을 접하게 되다 보니 사람들의 시각이나 의식이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의 물결 속에 자연 동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 옷도 유행을 타게 되고 거기다 개성을 창출하기도 한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날개는 조류에만 달려 있는데 왜 사람의 옷에 비유했을 까? 새가 날개를 펼쳤을 때 그 멋과 사람이 아름다운 옷을 입었을때 우아함에 비유해서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옷은 옷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옷을 입었을 때 풍기는 멋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어 그 사람의 격에 맞는 품위를 나타내야 제대로된 날개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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