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고령사회가 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요즘 전철을 타도, 유원지나 관광지, 그 밖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 보면 전에 없이 노인들이 많아졌음을 본다. 그리고 한눈에 고령의 나이를 쉽게 분간 못 할 정도로 건강해 보인다.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요즘 노인들의 나이는 본래 나이에 0.7을 곱한 수치의 나이와 같은 수준이라 한다. 즉, 현재 나이가 80세라면 (80×0.7=56) 이전 56세의 나이 수준에 맞는 건강 상태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82세이며 기대 수명도 점점 늘어 2030년이면 특히 여성의 경우 90세를 돌파할 것으로 연구진들은 예견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세계 1위에 이른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은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 몇 년을 살 수 있는 것인지를 나타내는 추산치이다. 특히 여성이 기대수명이 긴 것은 본래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6~7년 더 길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가히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1945년 해방 당시만 해도 40세 정도였고 환갑만 넘기면 장수한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회갑을 맞으면 회갑연을 호화롭게 열어 온동네가 축하의 분위기였다. 그러던 시절이 있었건만  지금은 장수시대가 되어 고령인가 급증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의 감축으로 인한 인구절벽시대를, 고령시대와 동시에 맞게 되었다.

  그토록 바랐던 장수의 염원은 이루어졌건만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인가 노인을 대하는 분위기도 전과는 다름을 느낀다. ‘지공선사’, ‘동경대학생’ 등 많은 노인을 폄하하는 신조어들이 나왔다. ‘지공선사’란,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로석에 앉아 지긋이 눈 감고 참선하는 사람으로, ‘동경대학생’은 할 일없이 동네 경로당이나 드나드는 사람으로 폄하하는 말이다.

  전철 안에는 매 칸마다 양끝으로 3인석으로 된 경로석이 4개가 있다. 요즘은 노인들이 많이 타서인지 출발역이나 거기서 가까운 지역이외 중간지역 역에서 타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일반석의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도 별로 없다. 무엇을 뜻하는가. 노인도 이젠 많다 보니 우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럴수록 노인 스스로가 노인다운 품위를 보여 젊은이들 마음속에 존경심을 심어주어야 하겠거늘, 경우에 따라서는 추태를 보이는 것이 문제다. 그 사례로 몇사람이 함께 탔을 때 고성으로 떠드는 것, 큰소리로 휴대전화 하는 것, 경로석에서 한 쪽 벽에 기대어 다리를 쭉 뻗고 자는 척 하는 것, 짐을 경로석 위에 올려놓고 천연스럽게 앉아서 가는 것, 좌석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추태들은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기 본위의 몰지각한 행동이다.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거울이요, 사회의 거울이라 했다. 그만큼 살아온 인생의 경륜 속에서 배어나는 행위 하나하나가 모범이 되어야 함은 물론 젊은이들이나 사회로부터 당연히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부족한 새로운 지식과 문물을 배우고 적응해 나가는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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