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에 꽃비가 내린다. 사임당이 거닐었을 경포대 호숫가와 충무공이 승전보를 올린 사천 선진리성에 새하얀 벚꽃이 비가 되어 내린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나주 영산강변에는 샛노란 유채가 강바람에 일렁이고 부천 도심 한가운데 솟은 원미산에는 분홍 진달래가 활짝 꽃잎을 열어 잿빛 도시를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메마른 땅에 꽃비가 내린다. 사임당이 거닐었을 경포대 호숫가와 충무공이 승전보를 올린 사천 선진리성에 새하얀 벚꽃이 비가 되어 내린다. 영남의 젖줄 낙동강과 나주 영산강변에는 샛노란 유채가 강바람에 일렁이고 부천 도심 한가운데 솟은 원미산에는 분홍 진달래가 활짝 꽃잎을 열어 잿빛 도시를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벚꽃, 메마른 땅에 내리는 연분홍 꽃비

  봄꽃의 최고봉이랄 수 있는 벚꽃의 계절이다. 삼월의 꽃 매화나 산수유보다 월등히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벚나무에서 연분홍 꽃비가 쏟아지며 메마른 땅을 적신다.

강릉 경포대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새삼 강릉에 대한 여행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릉은 4월에 꽃놀이 다녀오기에 좋은 벚꽃 명소이기도 하거니와 사임당의 친가이자 율곡의 외가인 오죽헌을 비롯해 선교장, 경포대, 허균허난설헌기념관, 정동진 등 명소들로 빼곡한 전통의 관광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포대 일원은 관동팔경 중 하나로 꼽히며 예부터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매년 4월 경포호를 찾으면 관동팔경 미(美)의 절정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호수 주변을 포위하듯 둘러싼 벚꽃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3km에 달하는 호반도로는 이맘때면 만발한 벚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되며 그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달한다. 벚나무들이 꽃을 활짝 피운 경포대에 오르면 벚꽃과 호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강원 강릉시 경포로 365(경포대) 033-640-4531(강릉시 종합관광안내소) www.gpfestival.kr 

사천 선진리성

 
 
  사천시 서북쪽 용현면 바닷가에 위치하는 선진리성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현장이다. 성곽 안쪽에는 왜성의 핵심 건축물인 천수각이 위치했던 터와 충무공이 사천 앞바다에서 왜선13척을 대파했던 승리를 기념해 세워놓은 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매년 4월이면 지은 지 수백 년 된 선진리성의 성곽과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올리는 벚나무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벚나무는 성곽 주변과 안쪽에 약 700여 그루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다. 특히 성곽 담벼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수령이 족히 수백 년은 됐음직한 노거수들이 나뭇가지를 드리워 놓아 고성(古城)과 고목(古木)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402 055-854-8062(선진리성 관광안내소)

유채, 수채화처럼 고운 노란 꽃의 물결
  노란색 유채의 화사한 꽃물결은 4월은 물론 5월까지 볼 수 있어 좋다. 낙동강과 영산강 그리고 쪽빛남해에서 일렁이는 유채밭 풍경은 이를 데 없이 화사하다.

부산 대저생태공원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은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곳이다. 대저생태공원 하류 일원은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이곳 낙동강변 둔치에는 매년 4월 무려 37만 제곱미터의 유채밭과 꽃길이 조성된다.

  또한 유채꽃밭 옆에는 밀과 보리 등을 경관작물로 심어 기성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유채가 만개하는 4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는 낙동강 유채꽃축제가 개최되며 농업체험, 연날리기, 그네타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부산 강서구 대저1동 2513-2 051-971-6011(대저생태공원 관리사무소)

나주 영산강
 
 
  영산강은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를 거쳐 신안 앞바다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5대 강의 하나다. 국토의 서남부를 흐르는 영산강은 남도의 들녘을 적시며 나주땅에 이르게 되는데 호남평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넓은 나주평야를 형성해 놓았다.

  좋은 강 주변에는 응당 너른 둔치가 형성되기 마련인데 매년 이곳에서 노란 유채가 만발하는‘영산강 유채꽃축제’가 열린다. 눈이행복한 유채꽃축제가 끝나면 뒤이어 나주 영산포특산품인 홍어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영산포 홍어축제’가 입을 즐겁게 만든다.
전남 나주시 삼영동 117-1 061-331-6941(나주읍성 관광안내소)

남해 두모마을

 
 
  뒤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앞으로는 서포 김만중유배지로 알려진 노도가 해풍을 막아선 바닷가 소읍. 천혜의 절경을 끼고 들어선 두모마을의 봄은 계단식 논에 만개한 노란 유채와 함께 시작된다.

  상주면의 바닷가를 휘감아 도는 19번국도에서 두모마을 이정표를 보고 샛길로 접어들면 황금빛 유채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푸른남해까지 이어지는 계단식논 사이로 실타래처럼 얽힌 길을 따라 아래를 향해 걷다가 문득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주변은 노오란 유채의 물결 한가운데 서게 된다.
경남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일원 055-860-8615(남해군청 문화관광과)

진달래,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아름 따다 님 가실 길에 뿌리고픈 참꽃은 봄을 불러오는 전령사. 아직 겨울의 흔적을 벗지 못한 무채색의 산자락이 마치 분홍 물감을 풀어놓은 듯 곱게 물들어간다.

강화 고려산

 
 
  고려산은 수도권에서 찾아가기 쉬운 진달래 군락지로는 거의 유일한 산이다. 능선을 타고 낙조봉까지 이동하면 진달래도 구경하고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강화 서녘의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진달래 군락지는 고려산 정상 북쪽 사면을 따라 형성돼 있다. 바로 이 진달래밭을 목표로 한다면 백련사 혹은 청련사를 산행 기점으로 삼으면 된다. 두 가지 코스 모두 1시간에서 1시간반 정도 소요되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은 어렵지 않다. 고려산 진달래는 4월 중순경 꽃이 피기 시작해 4월 말까지 이어진다.

거제 대금산

 
 
  신라시대 쇠(金)를 만들던 산이라 하여 대금산(大金山) 혹은 매끄러운 풀에 뒤덮여 있어‘비단을 두른 산’이라는 뜻으로 대금산(大錦山)이라 불렸다. 물론 이 계절에는 진한 분홍빛깔의 봄꽃 진달래가 비단을 대신하게 된다.

  산세가 험하지 않으며 정상에 오르면 한려수도가 발아래 펼쳐질 정도로 전망이 훌륭하므로 진달래가 개화를 시작하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꽃길을 걸으려는 산꾼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진달래 군락지까지 이어지는 가장 짧은 등산로는 연초면 명동리의 임시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는 1.6km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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