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노골적인 반한(反韓) 압박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중국 주요 항만인 평택항도 예외는 아니다. 물류는 물론 평택항을 거점으로 드나들던 관광 유커들과 보따리상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여행 자제령을 하달하면서 중국의 여행사들이 일제히 한국행 단체여행상품 판매를 중지했고, 한류 수입품들에 대한 제재가 차츰 심각해지는 실정이다.

  장쑤 (江蘇)성 치둥현의 롯데백화점 부근에서는 소수의 청년들이 한국산 자동차를 파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차이나쇼크가 본격화 된 것 같다. 국내관광업계는 물론 경제전반의 중국리스크가 현실화 한 것이다. 입으로는 보호 무역주의 타파를 외치면서 대국 답지 않게 중국 고유의 민족 근성을 드러내는 쩨쩨한 모습이다. 입국예정이던 중국 화장품제 조판매업체 코우천 그룹의 포상 관광단 5천 명 계약이 전격 취소 됐고 광저우 뷰티업체도 포상관 광단 1천 명 방한계획을 철회했다.

  오는 6월 중국 텐진에서 관광객 4,200명을 태우고 인천을 찾을 예정이던 대형크루즈선도 운항일정을 취소했다. 당분간 국내에서 깃발을 앞세운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천720만 명의 46.8%인 807만 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는데 금년에는 약 4백 50만 명 정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를 비롯한 단체관광이 전면 취소되는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게 생겼다. 전체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 상당수 면세점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호텔 업계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 및 경기지역의 중국관 광객 전용 모텔들은 고사(枯死) 할 수도 있어 전전긍긍이다. 화장품, 공기청정기, 양변기, 엔터 테인먼트 업계에도 줄줄이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국내 수출의 25.1%, 수입의 20.7%, 무역흑자 600억 달러를 차지하는 최대교역국이다. 중국 정부가 안전과 환경규제 강화, 통관지연, 인허가 불이익 등 비관세장벽을 통해 제동을 걸면 당할 수밖에 없다.

  현지에 진출한 4만여 한국기업들도 규제강화, 불매운동 및 폭력시위 등으로 걱정이다. 4년 전 센카쿠 영토분쟁 한달 만에 도요타차의 중국수출이 80%나 감소하고 일본행 비행좌석 5만 2천여 석이 취소돼 일본은 1조 원의 피해를 입었다. 사드배치문제는 중국도 전략적 이해가 걸려있지만 어디까지나 북핵에 대비한 우리의 안보 사안이다. 국가안보에 관한 사항을 경제 보복으로 일관하는 중국의 태도는 어떻게 보면 중대한 간섭행위다. 자국민들의 자유로운 여행조차 가로막는 그들의 행위 뒤에는 우리를 깔보는 듯한 자세가 숨어있다. 그 어떤 것도 국민의 안위를 우선으로 한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다. 한국상품의 경쟁력 강화와 무역의 다변화를 꾀하고 흔들림 없는 대응으로 중국의 경제공세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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