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받는 정규교육과 학교 밖 학원에서 받는 사교육, 두 가지를 거의 다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초·중·고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5만 6천 원으로 지난 2007년 정부가 사교육비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한다. 또

  한 학부모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전체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6만 2천 원으로 파악됐지만, 사교육을 받고 있는 고교생만 따로 집계할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9만 9천 원으로 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교육비까지 감안하면 사교육비 총액은 30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교육개발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다 같이 학교에서 정규 수업만 받으면 되지 왜 이렇게 큰 사교육비를 지출해 가면서 학원수업인 사교육을 받아야 하나?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 자식만큼은 다른 아이보다 성적이 높아야 하고 그것도 1등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명문 대학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좋은 직장에 취업되어 평생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욕망에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도시 지역에 특히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학교는 인기도가 높아 그 학교에 입학하기를 다 원한다. 따라서 그 지역에는 집값도 비싸다. 그것은 그 학교 출신들이 명문대학의 진학률이 높다 보니 자연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역시 그 지역에 있는 학원도 경쟁률이 높다.

  이런 현실을 막아보고자 그동안 교육부에서는 여러 차례 입시 제도와 학교 교육 과정과 교육 방법도 바꿔 봤지만, 결과는 별로 성과가 없었다. 교육 시책을 바꾸면 그에 따른 사교육 기관에서의 앞질러 가는 족집게 식 교육을 하다 보니 학교에서 하는 공교육은 실효를 못 거두고 만다.

  교과서에 의한 지식만 완벽히 익혀 입학시험만 잘 치러서 명문대학에 들어가 졸업만 하면 좋은 직장이 보장되고 출세의 길이 열리는 이런 사회 구조와 풍토 속에서는 사교육이 없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들이다 일등이 될 수도 없고 다 명문대학에 갈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사교육도 각 가정의 소득 수준에 따라, 대도시와 지방에 따라, 사교육의 질이나 사교육비에도 격차 있다. 가뜩이나 요즘 경제 사정도 어려운데 자식들 사교육비까지 지출해야 하는 부모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서라도 사교육은 하루 속히 사라지거나 입시 위주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는 ‘AI(인공지능)시대’이기에 지금까지의 ‘암기지식’은 쓸모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평생직장은 없어지고 명문대학 나와 30~40년 대기업에 다니며 먹고 사는 시대는 끝난다고 한다.

  미래 기업들은 필요할 때 프리랜서로 쓰는 고용형태로 가고 평생 고용 같은 것은 아예 없어진다고 한다. 지금의 이런 사교육은 아이들보다는 부모들의 일방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학교 수업에 적응을 못하고 잘못되는 아이들 생겨나지 않는가. 아이들의 소질과 취미, 적성 등을 잘 파악하여 그 방향으로 길을 열어 줌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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