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평택시의회에서 평택문화재단설립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평택시의회 박환우, 김기성, 김혜영, 서현옥 의원을 비롯해 문예관광과 차상돈 과장, 문화예술회관 이원필 관장, 평택문화원 김은호 원장, 이수연 전 평택예총회장, 평택오케스트라 김경호 지휘자 등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평택시 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각 문화기관·단체들과의 의견교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평택시  인근 지역의 문화재단 설립현황에 대한 청취 후 재단 설립과 관련된 의견교환 및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김혜영 의원은 “갈수록 발전해 가고 있는 평택시에서 문화부분은 상대적으로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의회에서는 문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한 후 분야의 관계자들과 협업을 통해 내실 있는 문화재단을 설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현옥 의원 역시 “사회복지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문화”라며 “문화가 발달해야 시민들을 위한 복지가 완성될 것”이라고 재단 설립 추진에 대해 입을 모았다.

  이에 문화예술회관 이원필 관장은 “경기도 문화재단 25곳 중 어려운 곳도 많다.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례에서 인프라 구축 및 시설 관리 체계 등을 파악해 기능성과 효율성을 높인, 시민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재단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택문화원 김은호 원장은 “문화재단의 필요성의 여부야 더 말할 것이 없다. 그러나 재단에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대도시를 제외한 지자체의 경우는 문화시설관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문화재단이 해야 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재단 설립이 이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기도에서 잘 운영되고 있지 않은 재단의 현황도 살펴봐야 한다. 먼저 시를 위한 ‘문화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평택시에 예술인과 문화인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시민들이 진짜 원하는 문화예술공연은 무엇인지 등의 조사, 그리고 재단이 시에서 할 수 있는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김은호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현재 평택시는 2021년 ‘평화 예술의 전당’이 건립예정에 있다. 그와 더불어 문화재단에 대한 TF팀 구성 등 적어도 400억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시의 예산(추정 150억)만 가지고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문화재단은 기존의 사업을 재단이 그대로 가져가서 시행하는 것이 아닌 통합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시가 가지고 있는 풀뿌리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이 만병통치약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고 전했다.

 
 
  김기성 부의장은 “지난 2007년 시립예술관 건립을 제안했는데 시와 의회에서 부결됐다. 당시만 해도 시만의 컨텐츠도 없고 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현재는 시에 많은 문화
예술단체들이 생겨났고, 시가 커지는 만큼 컨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여겨진다. 재단의 시설운영에 대해서는 고민할 부분이 아니며, 그보다 현재 문화예술기관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을 재단 설립 이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평택시에서 운영되고 청소년재단과 국제교류재단 그리고 복지재단 3개재단의 심층적 분석 후 문화재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사문제에 관해서도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인들이 경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시가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단 설립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맞다. 가령 축제의 경우 우리 시의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저 천편일륜적이고 일회성으로 돈만 들인 축제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의 구도로써는 힘들지만 재단이 있다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연 전 평택예총 회장은 “현재 평택시의 문화정책을 봤을 때 재단설립에 대해 의문점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재단의 효율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설립 후에는 어떤 긍정적 변화가 올 것인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을 위한 재단인 만큼 시민들을 대상으로 컨텐츠를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단지 조성과 미군이전으로 인한 이주민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며, 원주민과의 불화 및 위화감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미군의 이질적 문화는 어떻게 주민들에게 녹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 역시 가져야 한다. 현재 원주민들이 즐길거리도 부족한데 이주민들까지, 많은 시민들의 여가를 책임질 공간과 문화를 단시간에 만들고 또한 건전하게 유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많은 다문화가족들과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 인프라 구축 역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평택오케스트라 김경호 지휘자는 “가까운 오산의 경우 그곳은 재단은 있지만 단체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시의 경우 예술단체는 급격히 늘었지만 재단이 없다. 단체들간의 이해관계, 앞서 언급한 원주민과 이주민들사이의 갈등을 완화할 시스템을 가지고 재단이 설립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막연하게 업적위주로 설립이 된다면, 분명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모든 단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또한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협의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환우 의원은 “평택의 문화재단설립은 결코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전문가를 채용하고 공모사업을 통한 기금 확보,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밟아서 진행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평택시는 도시경쟁력부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문화부분에 있어서는 하위에 도달해 있다. 

평택시에 문화재단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를 위한 문화재단 설립 첫 번째 시도가 시발점이 되어 타 시의 노하우 또는 실패담을 초석삼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랜시간에 걸친 협의와 거버넌스의 진행은 물론 시민들에게 필요한 문화·예술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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