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우리나라에서 해외에 나가는 여행객은 자그마치 2천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롭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자유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80년대 중반이다. 정확한 날은 1989년 1 월 1일부터다. 그러니까 자유여행이 시작된 지 이제 30년도 채 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해외에 나간 여행객은 지난 한 해만 하더라도 2천200 만 명에 이른다. 2001년 개항 이래 15년간 5억 명에 이르는 숫자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을 유치한 후에 국제적으로 폐쇄된 나라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여행 자유화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당시 해외여행 자유화를 실시 하면서 첫 단계로 은행에 300만 원을 1년 정기예금으로 예치해야 했고 예금가입증서를 첨부해서 관광여권을 발급했는데 1년 단수 여권이었다. 지문을 첨부해 신원 조회를 거쳐야 했고 소위 반공연맹의 소양교육도 받아야 했다. 이제는 여권 수속도 간편해지고 누구나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가 간편화 됐다. 여행의 필수인 여권의 의미는 외국을 여행하는 국민에게 정부가 발급하는 증명서류로 여행자의 국적과 신분을 증명하고 외국 관헌의 보호를 부탁하는 문서를 뜻한다.

  이러한 여권은 국적 확인 만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 여권만 해도 신분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여권 종류는 일반여권, 관용여권, 외교관여권 등 3종이 있다. 종류에 따라 색깔도 다르다. 일반여권은 흔히 보는 녹색이다. 빨간색은 일반 공무원, 남색은 외교관들이 쓰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의 여권 색깔이 다른 것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당초에는 세계적으로 여권 커버의 형식과 색깔이 공통적으로 지정된 것이 없어 각 국가는 여권의 커버를 종교적, 정치적, 지리적 특성에 따라 색깔을 선택 했다. 곧 그 나라의 정체성에 따른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처음 여권의 색깔은 블루와 레드가 기본색으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레드, 블루, 그린, 블랙으로 나뉘고 있다. 일반적인 추세로 보면 이슬람 국가는 녹색으로 되어있다. 공산 주의나 전 공산주의 국가는 대부분 빨간색이다. 유럽 국가는 암적색을 선호하고 나머지는 거의가 파란색의 여권 커버를 선호하고 있다. 북한은 공산주의지만 블루 계열을 쓰고 있고 우리는 이슬람 이 아님에도 녹색계열을 띄고 있다. 국가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에 의해 색깔이 정해지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여권 색깔만 보게 되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식별이 가능하다. 또 녹색은 아프리카나 중남미, 이슬람과 같은 국가가 대부분이다. 한국은 비자 없이도 145개국을 방문할 수 있다. 국력이 신장된 때문이다. 몇몇 국가들은 상호 합의를 통해 여권색깔을 택하고 있다. 엘살바드로, 온두라스, 과테 말라, 니카라과 등은 미국여권과 같은 파란색을 택하고 있다.

  또 에콰도르, 볼리비아, 콜롬비아, 페루 등은 빨간색 설계여권을 사용하고 유럽연합은 암적색을 사용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국기를 반영한 녹색여권을 사용하고 있다. 이같이 해외여행 시 필요한 여권 색에도 그 나라의 정서와 국가별 특색이 새겨져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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