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요 기록
  12월 9일 시작된 SRT는 1일 최대 78,720개의 좌석을 공급할 수 있는 철도운송사업자로 출발했다. 2017년 1월 12일까지 실적을 검토하면 1일 평균 43,352명을 수송하고 있으므로 승차율은 55%로 세계 최고의 승차율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리용 구간의 62%에 근접하고 있다.

  통행목적 조사 결과 SRT승객은 주로 가족·친지 방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점차 증가할 비즈니스 통행의 잠재력까지 고려하면 승객의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RT의 승객 증가는 KTX의 승객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기존 KTX승객이 SRT를 선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SRT 차량 중 22편성(전체 32편성)이 철도공사가 사용하던 KTX를 임대한 것이기 때문에 공급축소로 인한 승객감소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

  KTX와 SRT의 경쟁노선인 경부·호남 고속철도에서 KTX승객은 1일 28,413명이 감소했다. 이는 이전에 1일 공급좌석 37,433을 줄인 결과이다. 반면 직접적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 노선인 경전·전라·동해선의 승객은 전년 대비 9,758명이 증가해 KTX승객은 전년 대비 1일 18,655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SRT 개통에 따라 경부·호남 고속철도 전체 승객은 지난 5주간 일평균 149,172명으로 전년 동기 134,233명에 비해 14,939명이 증가했다. 이를 앞서 언급한 경전·전라·동해선에서 증가한 승객 9,758명과 합치면, 1일 평균 24,697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 이용자 관점
  이용자 관점에서 기존 KTX에 대한 최대 불만은 ‘부족한 좌석’이었다. SRT개통은 신규차량 10편성과 경쟁도입 이전 철도공사가 운용했던 22편성을 합한 32편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KTX 22편성 운행감축을 감안해도 SRT 개통에 따른 국내 고속열차 좌석공급 순증가분은 1일 41,287석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41,287석의 좌석공급 증가는 이용자들이 늘 제기했던 입석, 예약대기 등의 좌석부족 불만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통 초기인 SRT의 이용자들이 SRT를 선택한 이유는 주로 신설 역사의 근접성 또는 접근 용이성 등에 기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고속열차 이용자의 접근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SRT 개통 전후로 코레일은 경부·호남 고속철의 KTX가 용산역과 서울역에 혼합정차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수서역의 경쟁력을 의식해 사당과 광명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도록 함으로써 전체 고속열차 이용자의 고속철도역 접근은 더욱 편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사업자 관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KTX 승객 감소는 수입 감소로 이어져 연간 약 2,000억 원 수준의 매출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매출 감소는 공급축소를 동반한 것으로 비용 약 1,400억 원의 지출을 제외하면 순손실은 600억 원 미만일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철도공사는 차량 22편성의 임대해 임대료 및 차량 유지관리 수수료 등 ㈜SR로부터 약 1,100억 원대의 수입을 올릴 수 있으므로 손실의 상당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공동 이용역에 승객이 증가하면, 임대매장의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또한 철도공사에게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4. 국가적 관점
  고속열차 승객 증가는 상대적으로 고속철도가 타교통수단에 비해 환경친화적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 오염 및 기후변화물질의 배출감소로 이어져 교통의 사회적 비용을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도로교통량 감소는 혼잡은 물론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한편 수서고속철도는 신규 61km 건설로 고속철도 선로이용 밀도를 높임으로써, 선로사용료를 통해 건설부채를 해소해야하는 현실에서 철도부채 감축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약 5,000여억 원 수준의 선로사용료는 2017년 7,200억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선로이용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일부 노선의 보강이 이루어진다면 철도이용 증가를 통한 자력의 부채해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토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은 이미 국내외적으로 다양하게 검토된 바 있다. SRT 개통이 수도권과 지방의 이동을 더욱 편하게 한만큼 지역발전 효과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다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역류효과는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종합>
  고속철도 운영 경쟁도입으로 아직 그 효과를 논하는 것은 조금 이르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성공 사례로 판단된다. 하지만 경쟁체제의 효과가 미미한 지역에서는 여러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민원으로 인해서 고속철도 운영 경쟁의 원칙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철도경쟁도입은 기존 철도정책인 인프라·투자 중심의 철도정책을 이용자에 기반한 효율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의지이다. 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제도는 여전히 미약하므로 점진적인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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