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재래시장을 반드시 포함시키고는 한다. 점차 사라져가는 재래시장을 통해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서와 문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요즘에는 구태의 상징 같던 재래시장이 변신을 거듭하면서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1913송정역시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장 인천에 위치한 신포국제시장, 원주 미로예술시장 등을 소개한다.
여행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재래시장을 반드시 포함시키고는 한다. 점차 사라져가는 재래시장을 통해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서와 문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요즘에는 구태의 상징 같던 재래시장이 변신을 거듭하면서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1913송정역시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장 인천에 위치한 신포국제시장, 원주 미로예술시장 등을 소개한다.
광주 1913 송정역시장
 
 

  재래시장이 대형 마트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이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산동 송정역 앞에 자리 잡은 100년 전통의 매일시장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으며 쇠퇴의 길을 걸었다. 전체 가게들의 3분의 1이 비었고 가까스로 현상유지를 하던 점포들도 매출이 점점 줄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시한부 인생을 살던 매일시장은 지난해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대반전을 연출한다. 시장이 처음 문을 열었던 해인 1913년과 KTX송정역을 합쳐‘1913송정역시장’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간판과 글씨체를 통일했으며 점포 인테리어도 산뜻하게 바꾸었다. 여기에 청년창업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더해지자 넉달 만에 하루 평균 방문자가 4배로 늘고 매출은 5배 가까이 뛰었다.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은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매력이었고 1913송정역시장은 광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광주 광산구 송정로8번길 13
☎062-941-3434 1913 songjungmarket.modoo.at

인천 신포국제시장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장인 제물포항(인천항)이 문을 열었던 곳이다. 근대의 신문물이 유입되던 관문인 제물포항에서 멀지 않은 중구 신포동에 신포국제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신포국제시장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포동에는 20여 개의 채소가게가 밀집해 푸성귀전을 형성하고 있었다. 퓌성귀전 가게의 주인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주해 온 화교 농부들이었는데 이들은 배추·무·양파·토마토·피망·당근 등을 일본인들에게 팔았다. 그들이 장에서 팔던 채소는 고향 산둥성에서 들여온 씨앗으로 남구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이다.

  중국인들이 꾸려가던 푸성귀장은 이제 사라지고 없지만 시장 내 쉼터에 있는 조형물에서 당시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일까? 신포국제시장은 중국식 먹거리와 우리 전통 먹거리가 한데 버무려진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 중구 우현로49번길 11-5
☎ 032-772-5812 sinpomarket.com

원주 중앙시민전통시장 

 
 
  중앙시민전통시장은 지난 1965년 문을 연 원주의 첫 번째 상설시장이다. 시장통을 누비다 보면 3대를 이어온 만두집과 70년 전통의 이발소 그리고 특유의 시큼한 고무 냄새를 풍기는 신발가게 등 옛 생각에 절로 웃음 짓게 되는 풍경들이 줄을 잇는다.

  중앙시장 2층에는 미로예술시장이라는 독특한 테마 시장도 있다. 시장건물 내 버려지다시피한 2층 공간을 청년 창업자들에게 임대하면서 새바람을 일으켰다. 젊은 감각의 가게들로 채워진 미로예술시장에서는 문화행사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길 31-3 ☎ 033-743-2570
★ 미로예술시장에서는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두 번째 주말에 플리마켓이 열린다. 추억의 민속놀이, 밴드공연, 도시락 싸서 소풍가기 등 다채로운행사와 이벤트의 반응이 좋다.

제천 내토전통시장 

 
 
  내토전통시장은 1970년대, 제천시 인성동 중앙시장 옆에서 난전처럼 시작됐다. 내토전통시장 역시 다른 재래시장들처럼 대형마트의 등장에 따른 시대 변화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번개세일, 배달 서비스, 경품행사 등 차별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 결과 내토전통시장은 지난 2012년 전통시장 점포경영 부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국화전 시회가 열렸고 올해 4월에는 시민노래자랑이 개최되기도 했다. 볼거리만큼 먹거리도 다양하다.

  맛집으로는 30년 전통의 옥전만두국, 시장 상인들이 즐겨 찾는 중화요리집화성춘이 유명하다.

충북 제천시 풍양로 17길 5☎ 043-651-0053
★ 외지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먹거리인 빨간오뎅을 반드시 맛보길 바란다. 시장 곳곳에 빨간오뎅을 파는 점포가 있으며 그중 ‘외갓집’이 가장 유명하다.

단양 구경시장 

 
 
  지난 1985년 문을 연 구경시장은 하루 평균 방문객 2,000명, 휴가철 같은 관광 시즌에는 5,000여 명에 달하는 이용객이 방문하는 호서지방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상설시장 외에 1일과 6일, 21일 그리고 21일, 2일에는 5일장이 개설되어 다양한 지역 농·특산물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다. 구경시장에서 단양 특산물인 흑마늘도 구입 가능하다. 바로 이 흑마늘을 첨가한‘단양 흑마늘닭강정’은 최근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별미.

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5길31 ☎ 043-422-1706
★ 마늘의 본고장인 만큼 단양 구경시장에는 유난히 마늘을 첨가한 먹거리들이 많다. 시장 곳곳에서 토종마늘순대,마늘만두 등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있는데 주말에는 문 밖으로 길게 줄이 늘어서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부산 국제·자갈치·부평시장 
 
 
  부산광역시 중구는 부산광역시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지역이다.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등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재래시장은 물론 보수동책방 골목과 비프(BIFF)광장 등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는 장소이기 때문. 중구의 부평동과 신창동, 남포동 일대 시장통을 쏘다니다 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이럴 때는 부산 사람들 틈에 섞여 맛난 군것질로 허기를 채워보자. 특히 씨앗호떡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유명한 먹거리로 모 방송사의 TV 예능프로에 등장하면서‘이승기호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부산광역시 중구 국제시장1길 ☎ 051-245-7389
★ 중구의 시장들을 대표하는 먹거리로는 국제시장의 떡볶이와 지짐이(전), 부평시장은 비빔당면, 남포동 비프광장에는 씨앗호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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