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최순실 국정농단에 관한 보도가 계속된다. 특히 각 종편 방송에서는 낯익은 전문가들이 돌아가며 출연해서 역시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이야기로 이어지다 보니 이젠 식상할 정도다. 국민들은 그동안의 보도를 통해서 이미 이 사태를 다 알고 있어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폭발하여 서울 한복판에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통령 물러나라는 대대적인 촛불시위를 지난 토요일까지 5번째 벌였고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이 사태에 대해서는 지난 20일, 검찰 특별 수 사본부에서 그동안의 수사를 통해 몇 관련 피의자들의 혐의사실을 발표하였고 기소한 상태이다.

  그동안 대통령이 두 차례나 대국민 사과도 했으나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하야다 탄핵이다 논란을 벌이며 야당은 야당대로 3당의 각기 다른 주장을 해왔고 여당은 여당대로 친박 비박이 분열 양상을 벌이는 와중에 국정은 사실상 혼란 속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이젠 검찰에서는 대통령을 피의자로 인정하고 대면수사요청을 하고 있으나 대통령은 거부하는 상태이고 국회에서는 국정 조사와 특검을 가결하여 곧 실행단계에 있다. 이젠 야3당이 결국 대통령 탄핵으로 합의했고 여당에서도 비박 중심으로 탄핵 추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되었다.

  경제상황은 점점 나빠져 가고 북핵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은 이런 혼란 속에서 시급히 해야 할 합의된 대책은커녕 차기 대통령 후보자들이나 여·야할 것 없이 마치 정권이 눈앞에 떨어진 양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며 선점하려는 태도를 들어내는 모습은 국민들을 더욱 실망스럽게 한다. 이럴때일수록 당리나 정권욕을 버리고 모두 합심하여 이 난국을 수습하는 애국적인 참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정치권을 신뢰할게 아니겠는가.

  우리는 지난날의 역사를 통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얻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임진왜란 때는 명분논과 당쟁으로 논란만 벌이다가 결국 왜군의 침략을 당했지만 그래도 영의정 류성룡의 정치적 리더쉽과 이순신 장군의 군사적 천재성과 백성들의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애국심의 삼위일체로 나라를 구했다. 이어 병자호란 때는 사분오열된 국내정치로 인해 청나라에게 굴복당하고 치욕적인 군신관계를 맺어야 했고 백성들은 청나라로 끌려가 노예처럼 살다가 여자들은 환향녀(還鄕女)의 이름으로 돌아오지 않았던가.

  해방 후 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진 채 전쟁도 치렀고. 그나마 국토의 반인 남쪽에서나마 민주정권인 대한민국을 세워 70여 년을 이어 왔다. 그동안 기적 같은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경제 대국으로까지 성장해 왔다. 또한 국민의 의식 수준도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존재도 잘 몰랐던 최순실 같은 사람에게 정권이 농단되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망신과 조롱을 당하고 있다. 요즘 토요일마다 유례없는 평화적이고 축제의 분위기로 전국 각지에서, 외국에서 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더 지속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혼란에 빠진 이 정국을 하루속히 지혜롭게 수습하여 이 땅에 변란의 역사를 또다시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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