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신비의 존재 거문오름
  오름은 한라산이라는 어미산에 기생하는 소형 화산체로 주 분화구의 분출이 끝난 뒤 지반이 약한 곳을 마그마가 뚫고 올라와 분출되며 생성된다. 물론 산굼부리 같은 오름처럼 땅밑에 응축된 가스의 폭발로 인해 생성되는 오름도 있다.

  제주 전역에 360여 개가 분포하는 오름은 매우 흔한 존재이자 여전히 베일이 쌓인 부분이 많은 신비의 존재이다. 이러한 신비한 자연현상들은 제주의 설화와 전설에서도 묻어난다. 먼 옛날,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여신인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들 때 퍼 나르던 흙의 일부가 땅에 떨어져 오름이 생겼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거문오름은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에야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오름이다. 순우리말인 오름 앞에 붙은‘거문’은‘검다’혹은‘신령스럽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는 거문오름 일대의 흙과 바위가 검은색을 띠고 있는 것에서 비롯됐다.

  분화구 둘레가 4.5km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보니 오름에 형성된 숲이 깊고 울창해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탐방예약
  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다음해인 2008년부터 오름 일대 환경과 식생 보호를 위해 하루 탐방인원을 4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소 이틀 전에 반드시 홈페이지(wnhcenter.jeju.go.kr)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햇살 한 줌 허용하지 않는 울창한 숲
  약 30만 년 전에서 10만 년 사이에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은 저지대인 바닷가로 흘러내리면서 10여 개의 용암동굴도 만들었다. 그 대표적인 동굴이 바로 만장굴을 비롯한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다.

  용암이 흘러내린 거리는 제주 북동쪽 월정리 해안까지 15km에 달하며 학계에서는 이 모두를 한데 모아‘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 부르고 있다.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은 이런 사례가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을 둘러보는 3개의 코스 중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길이 1.8km로 가장 짧은‘정상코스’다.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해 울창한 삼나무숲을 통과한 뒤 해발 456미터 높이의 거문오름 정상과 전망대를 거쳐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된다. 다른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심한 코스지만 소요시간이 1시간 정도이므로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적당하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본 거문오름 전경은 가슴이 뻥 뚫리는 광활함을 선사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코스는 길이가 각각 5.5km, 10km로 거리가 정상코스에 비해 3~5배 늘어나지만 용암협곡, 붓순나무군락, 거문오름수직동굴, 일본군 갱도진지 등 거문오름 분화구 안쪽의 지형과 식생을 제대로관찰할 수 있으므로 볼거리가 훨씬 다양하다.

만장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포함된 동굴 중유일하게 일반에 공개된 동굴. 만장굴(064-710-7905) 총 길이는 10km 이상일것으로 추정하며 불과 1km 구간만 공개가 되어 있다. 용암동굴의 특성상 볼거리는 적은편이나 거대한 규모가 사람을 압도시킨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