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풍경으로 가득한 동화 속으로 빠져들다
순천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 및 개최했다는 자부심 외에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 정원이라는 커다란 관광 상품도 얻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6월 현충일 연휴 동안 1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으며 이 미 현재 누적 방문자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성공은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정원의 상품성이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 일례가 순천만국가정원의 메인 정원인‘순천 호수 정원’이다. 이 정원은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순천의 여러 풍경과 순천만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대지와 강 그리고 갯벌을 형상화한 호수 정원
동문을 통해 입장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정원이 바로 순천 호수정원이다. 호수 한가운데 솟아오른 초록빛 잔디 동산은 봉화산을 형상화한‘봉화 언덕’으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가장 높이가 높다. 또한 호수를 가로지르며 봉화언덕을 거쳐 난봉언덕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의 다리는 순천의 젖줄 동천을 목조 교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기념사진 배경으로 가장 인기 좋은 장소는 잔디마당에서 바위정원 방면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있다. 프랑스 클래식카를 화분으로 활용한 핑크빛 자동차가 바로 그것.
클래식카 주변에는 개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태국 등 각국의 정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띠는 정원은 네덜란드 정원이다. 커다란 풍차와 대형 나막신이 놓인 꽃밭은 기념사진 남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관람차는 탑승장이 위치한 프랑스정원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독일, 메타세쿼 이아길, 호수 정원을 차례로 지나며 음성 해설을 한다. 탑승 요금은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다.
순천만습지 생태 투어
생명력 넘치는 갯벌과 푸른 갈대밭
전국에서 가장 넓은 갈대군락이 있는 순천만은 연간 수백 만 명이 넘는 관광 객이 다녀가는 남도최고의 명소 중 하나이다. 푸른 갈대밭 사이로 이어지는 탐방로 위를 거닐며 대자연에 온몸을 맡겨 보는 것은 여름날의 아름다운 추 억이 될 것이다.
갯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생명체는 펄떡이는 짱뚱어와 커다란 집게발을 휘두르는 농게다. 검은 갯벌 위에 셀 수 없이 뚫린 구멍에는 이들 짱뚱어 와 농게가 독차지 하고 있다. 물론 그밖에도 맛조개, 낙지, 키조개, 갯지렁이 등이 서식한다. 갯벌에 사는 생물을 보기 어려운 궂은 날에 방문했다면 자연 생태관에 들러 이들의 모습을 살짝 엿보도록 하자.
갯벌 위에 펼쳐진 작은 생태계
누가 뭐래도 순천만 최고의 볼거리는 역시 용산전망대에서 감상하는 낙조다. 시간에 맞춰 전망대에 오르면 하루 중 순천만이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만끽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은 선상투어 중에 감상하는 낙조 보다 한 수 위. 까만 어둠에 묻히기 전까지 황금빛에서 붉은빛, 보랏빛으로 차츰 변해가는 순천만의 황혼은 가슴속 까지 스며든다. 물론 이곳에 그림 같은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순천만은 일 년 내내 생명력으로 넘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백로와 두루미, 저어새,청 둥오리 등 일일이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철새가 이곳에서 계 절을 난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짱뚱어가 개펄 위를 팔딱거리며 뛰어다니고 방패를 든 것 마냥 집게발 하나만 유난히 큰 농게도 분주히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보다 살뜰하게 순천만일 대를 둘러볼 수 있다.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매달 다른 콘텐츠로 진행되며 유치원 및 초중고 단체는 주중(화~금, 13:30~15:30)에, 개인이나 가족 등 소수 인원은 주말에 2회 체험 가능하다.
순천만 생태체험선(061-7494059)을 타면 순천만일대를 보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왕복 35분으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강물이 굽이굽이 ‘에스라인’을 그려 놓은 덕분에 짧은 유람이지만 꽤 흥미 롭다.
선암사와 송광사
명찰을 찾아가는 깊고도 깊은 숲길
승선교의 아치 사이로 강선루가 보이는 이 풍경이 바로 선암사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승선교를 뒤로 하고 위쪽으로 난 산길을 휘돌아 한참을 더 올라가면 비로소 선암사의 입구를 알리는 일주문을 만날 수 있다. 다소 경사가 급한 산세에 의해 사찰의 공간은 그리 넓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붕과 지붕을 맞대고 있는 건물들은 하나같이 고색이 창연하고 장엄한 분위기로 보는 이를 압도해 온다. 특히 수려한 자연 경관과의 완벽한 조화는 그야말로 속세의 먼지와는 아득히 먼 청정도량의 정수를 느끼게 해 준다.
많은 고승을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
‘춘송광(春松廣) 추해인(秋海印)’이란 말이 있기는 하지만 여름철에는 또 다른 운치가 있으므로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다. 벚나무가 도열해 있는 송광사 진입로가 끝나는 곳에 천년고찰 송광사가 있다.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송 광사는 훌륭한 스님을 많이 배출했다 하여‘승보사찰’로 불린다. 물론 사찰 내 전각들도 대부분 문화재급이기도 하다. 특히 일주문을 지나면 볼 수 있는 우화각(羽化閣)은 그 자태가 남달라 방문자들이 반드시 사진으로 남겨 가고는 한다. 송광사는 창건 당시인 고려 명종 때 80여 동의 전각을 보유한 거찰이었다. 한국전쟁 전만 해도 처마와 처마를 옮겨 다니면 비를 맞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전 각들이 남아있다. 하사당 뒤쪽 계단으로 오르면 뾰족하게 솟은 기와지붕의 바다가 펼쳐지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암호는 지난 1992년 주암댐이 완공되면서 생겨난 인공호수다. 호수 주변으로는총연장 145km에 달하는 호반도로가 펼쳐져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