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나는 비마중을 나간다.검정색 넓은 우산 쓰고 베이지색 장화를 신고 집을 나간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즐겁다.어느 물웅덩이를 보면 장화를 신은 채 들어가 첨벙첨벙 논다.이렇게 사방에 주룩주룩 내리는 많은 물이 좋은 것이다.비가 오면 아프다.어깨와 등이 불편하고 내리기 전부터 몸이 나른하니 처진다.지난 겨울은 길고 추웠
무능한 하나님이라고? 하나님을 절대자요 전능한 존재로 믿는 정통 기독교 신앙에서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말일 것이다. 한데 그런 전능하신 하나님이 참으로 철저하게 무능한 모습으로 나타난 현장이 있다. 그곳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을 당한 자리였다. 놀라운 이적을 수없이 행했던 예수 그리스도는 참으로 무력하고 비참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평택농악보존회가 변화의 때를 맞았다. 지난 12일 조한숙 전임회장을 대신해 유성열 이사가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평택농악은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이후에도 2014년 유네스코 인류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평택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평택농악보존회는 이러한 평택농악을 지키고, 계승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몇 년간 평택농악
지하철역에 가면 먼저 역사 입구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에스컬레이터는 2인씩 2열로 서서 타게 되어 있는데 역에 따라서는 1인이 1열로 서서 타게 되어 있는 곳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2인이 서서 타게 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에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한 쪽으로 비켜서서 1열로 서서 올라가며 한쪽은 비워 놓는다. 그 빈자리는 차 시
겨울동안 소복이 내렸던 눈이 아직도 덜 녹은 곳에는 응달의 한기가 느껴지지만 군데군데 구멍처럼 녹아내린 포근한 양지쪽에는 어느덧 봄의 기운이 들어 차 있다.그러나 절기 입춘이 지났어도 일교차가 큰 요즘 밤 기온은 아직도 영하 7, 8도의 맹위가 남아 있다.하지만 동장군이 세월을 이길 수는 없듯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김없이 양지쪽으로 물오른 개나리가 피어오를
‘삼위일체’의 교리는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교리 중 하나다. “성부 성자 성령의 독립된 인격을 가지신 삼위(三位) 하나님이 본질상 하나이시라”는 것이다. 조직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또 연관된 교과목으로 대학원에서 강의를 했던 필자로서도 삼위일체 교리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원래 유대인들은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을 섬겼다. 유대인들은 태어날
최근 난방비 폭등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들려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가뜩이나 원료 값이 높아진 마당에, 올겨울 역대급 한파로 인한 에너지수요 증가까지 겹치며 대부분의 가구가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난방비 상승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미수금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전기·
깊게 숙면을 취한 기억이 없다.어린 날은 너무 가난해서 공부보다 집안일 도우는 게 우선이었고, 잦은 질병과 수술로 사는 일이 버거웠다.살아가면서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일이 많았다. 뿅망치로 아무리 쳐도 튀어나오는 두더지잡기 게임기처럼 삶은 다양한 경로로부터 오는 피할 수 없는 경험의 연속이다. 고요한 새벽시간, 돌확에 두 마리 금붕어도 가만히 자고 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돈은 매우 유용하다. 세상사에 돈 가지고 안 되는 것이 없다(전 10:19, money is the answer for everything). 돈이 없는 것은 불편함 그 이상이다. 고도로 문명화되고 도시화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요새 어린 세대의 대표적인 장래 희망은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되는
실내마스크 착용의무가 지난달 30일부터 착용 권고로 전환됐다.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약 2년 3개월(27개월) 만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4개의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 지표’ 중 고위험군 면역 획득 분야를 제외한 3개 지표(▲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에서 참고치를 달성한 만큼 실내마스크 착용 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해마다 즐기며 기념하는 명절 중에 하나인 음력 정월 초하루, ‘설날’이 양력으로 지난 1월 22일인데 이 날을 기준으로 전후 하루씩 공휴일인데다 대체공휴일 하루까지 총 4일 간의 연휴를 보냈다. 우리나라 명절 중에는 현재로서는 설과 추석이 대표적이다.‘설’은 원래 농경사회에서 조상을 숭배하는 효 사상에서 기반 되어 조상신과 자손
나의 집 베란다에는 제라늄이 있어 좋았다.어느 해 이른 봄날 시장에서 작은 화분에 심겨진 것을 삼천원을 주고 사왔다.물을 주고 햇볕 드는 창가에 두었더니 하루 이틀 줄기와 키가 자라면서 매년 계절 없이 꽃을 피웠다.분홍 주황빛을 피우고 지면 또 피었다. 꽃을 다 피우고 잠시 쉬는 제라늄은 이파리도 무성하다. 싱싱하게 평온한 모양을 갖추어 바라보면서도 식물과
오래 전 신학대학원 입학 즈음의 일이었다. 입학식이 있기 전에 성경원어를 미리 익히고 들어가는 프로그램 때문에 두 주간동안 학교 기숙사에 머물렀다. 교정(校庭)에서 교수님과 마주쳐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마침 학교 선배들이 차를 타고 나가려다 교수님을 발견하고는 멈추어 교수님께 인사를 드렸다. 점심 때 외부로 식사를 하러 나가는 중이었단다. 그런 선배
민족의 대명절 ‘설’이 돌아왔다.구정(舊正)이라고도 불리지만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그 표현이 신정(新正) 쇠는 것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제의 잔재라 하니 ‘구정’이라는 말보다는 설이라 부르는 것이 맞는 듯하다.어찌됐든 음력 1월 1일을 쇠는 나라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 소수의 유교 국가만이 설을 쇨 뿐이다.어찌 보
우리명절 설날이 다가 오고 있는데 때 아닌 폭설이 온 누리를 덮었다. 여느 때 쌓인 포근함보다 매우 찐득거리는 눈이라서 인지 마음도 다소는 울적해지는 느낌이 든다.옛날 같으면 신나는 눈싸움이나 눈사람 만들기로 히히덕거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고 있을 법한 상황 이지만 진 눈 덕분에 방안에서 토닥거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았을 것 같다.그런데 좀
‘중꺾마’는 작년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연말에는 방송사들이 올해의 최고의 명언으로까지 꼽기도 했던 신조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특히 대한민국이 작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과 관련하여 더욱 인기를 끌었는데, 누군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슬로건으로 '꿈은 이루어진다'였다면, 2022년에 월드컵에서는 바로
평택 관내 불법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고덕신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소사벌 상업지구나 지제역 인근 등만 보더라도 평택시의 불법주차 문제를 실감케 된다. 다만 앞서 언급된 장소는 대부분 인근에 공영주차장 등의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불법 주정차단속을 실시할 경우 억울해하는 시민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와 반대로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성악을 하는 동생의 집들이 초대가 있었다. 탁 트인 통 유리창 눈 쌓인 논이 보이는 고덕 신도시 풍경을 보며 도심 속 절경과 맞선 설레고 멋진 기분이 드는 집이다. 그리고 위풍당당 가오(폼의 속된 말)에 놀란다.아무 것도 없던 맨땅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맨질맨질 길이 닦여도 신도시 위력은 무채색 가운을 걸친 이구아나처럼 낯이 설고 삭막하며 정이 가지 않는다.
출간된 이후 작년에 이어 새해에도 전국의 공공도서관의 대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책이 있다. 소설가 김호연씨가 쓴 장편 문학소설 ‘불편한 편의점’이다. 100만부 이상이 팔렸고, 제 2권도 출간되어 같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필자는 이 작품을 먼저 오디오 소설로 접하고 나서, 책을 읽어보려고 평택과 안성의 도서관을 검색해 보았다. 도서관마다 다 대출이
임인년(壬寅年) 묵은 한해를 보내고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로운 해가 밝았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이한 만큼 올 한해는 어떤 어려운 일도 쉽게 뛰어넘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녹록치 않다.3高 현상(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과 더불어 1%대로 예측되는 낮은 경제성장률, 수출 부진 및 국내 투자 둔화 등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경기 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