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아들들도 다 세상을 떠나 자칫하면 가문의 대가 끊겨 멸문지화를 당할 뻔한 나오미에게 손자가 생겼다(룻 4:13-17). 그것은 구약 율법의 계대결혼(繼代結婚)이라는 관습에 따른 것이다. 형제가 자식 없이 죽으면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그의 부인을 다른 형제가 맞아 아들을 낳아서 죽은 이의 이름으로 대를 이어가게 하는 제도이다. 이것은 고대에 여성이 단
평택시 소사벌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설치된 시각장애인유도블록(이하 점자블록)이 파손되어 있거나, 장애물에 가로막혀 있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중에는 아예 점자블록이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 방향으로 잘못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본지는 지난 2020년 6월 경 이러한 사항에 대해 지적했고, 당시 평택시 관계자는 소사벌 상업지구의 점
세월이 흘러도 서로가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금불변의 진리이다. 좌측이 있으면 우측이 있고,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다. 그 가운데 있는 우리는 참으로 난해 하고도 복잡 다난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그 중심을 잡기란 마치 곡예사의 능력과도 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격려와 칭찬 뒤에 숨은 시기와 질투처럼 요즘
가을장마의 끝자락에서 9월을 맞는다. 가을장마가 여름장마보다 오히려 길게 느껴진다. 비의 양도 적지 않았다. 굵은 빗줄기였다가 어떤 때는 이슬비처럼 내리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가끔은 깨끗한 가을 하늘을 내놓는다. 인근 근린공원 야산에는 장마와 함께 온 거센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시끄러운 매미들의 ‘맴맴’ 소리가 잦아든 곳에 ‘찌르르 찌르르
최근 평택시 내 보도에 불법으로 주차된 전동킥보드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시 차원에서의 운용 대책도 민원이 들어온 곳에 한해서 업체 측에 수거를 요청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평택시에 따르면, 현재 평택시 내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는 총 5곳으로, 운영되는 전동킥보드의 수는 400여 대에 달한다.
같은 시내지만 우연한 기회에 처음 가 보는 거리를 지나게 되었다. 우리 고장도 이젠 시가지가 많이 넓어져서 고루 다 다녀 볼 기회가 없던 차에 어쩌다 우연히 지나다 보니 다른 도시에 온 듯 한 느낌이 들었다.물론 이 지역은 전에는 외곽지역으로 민가가 없던 곳인데 근래 개발이 되면서 기존 시가지 보다 더 현대화 된 시가지로 조성 되어, 어느 대도시를 방불케
지갑을 잃고 신분증도 잃었다. 나의 또 다른 손처럼 열고 닫기에 부지런했던 수첩도 없어진 것을 다음날 아침에서야 알았다.십년 넘게 손에 닳아 내 일부가 되었던 귤색 지갑은 군데군데 색이 떨어지고 볼 품 없지만 주홍색감과 부드러운 감촉이 좋았다. 생활 속 친구가 되어 언제나 가방에 있을 줄 알았다. 내 부주의로 잃은 것이라 생각되어 당황스럽고 불안해 며칠이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정책 중 가장 민감한 문제는 아마 부동산관련 정책일 것이다. 그런데 구약 이스라엘의 부동산제도는 매우 독특했다. 이집트의 압제를 벗어나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각 지파와 가문에 따라 땅을 분배받았다. 분배받은 토지는 함부로 팔 수 없었다(레 25:23). 어려운 사정으로 토지를 팔았을 경우엔 가까운 친족이 그 토지를 되사주어
지난 2017년 6월 24일 개소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통복시장 청년숲’이 4년여가 지난 현재 초기 입점 점포 상당수가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복시장 청년숲은 시비 6억 원을 포함한 총 1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조성됐다. 그러나 조성 당시 19곳의 점포로 시작한 청년숲이 이달 17일 기준, 초기 점포 9곳만이 계속해서 영업을 하고 있
‘수노근선고 인노퇴선쇠’란 말이 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는 뜻이다.다리와 허리 건강이 좋지 않아 시술을 받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분들이 주위에 많아졌다. 일평생 일을 놓지 않고 혹사한 결과라 하기에 살아온 날들이 야속하여 눈물만 나겠다. 어렵사리 일에서 손을 뗀 언니들과 덕동산을 걸었다. 여러 가지 치료 요법을 병행
구약성경 룻기 3장에는 배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보아스의 인품이 잘 묘사되어 있다. 지역 유지였던 보아스에게 대가 끊겨 멸문지화를 당한 집안의 젊은 과부 룻이 한 밤중에 찾아온다. 룻은 보아스에게 구약의 율법에 근거하여 ‘기업무를자’의 책임을 이행해 달라고 요청한다(룻 3:9). 기업무를자는 ‘친척지간에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이다. 마치 연대보증을 선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연일 최다 확진자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현행 거리두기 4단계를 오는 22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이에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정부 결정에 따른 고강도 방역 조치로 인해 영업시간 단축, 인원 제한을 적극 준수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물론, 현재
어디 한번 뜨거운 맛을 보여줄까?이참에 뜨거운 맛 좀 내 볼까?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못했구나!누군가를 혼내주려 하는 말 같지만 얼큰하다하면 음식이 연상되리라 믿는다. 뜨거운 국물은 마시고 나면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상대적 성취감에서 오는 깊은 완성의 감정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너무 뜨겁다. 한반도 전체가 후끈 거리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밤에는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룻 3:9). 젊어서 일찍 남편을 여읜 이방 여인 룻이 보아스에게 한 프러포즈다. 보아스는 그 지역의 재력가이기는 했지만 룻에게는 아버지뻘 되는 나이 많은 사람이었다. 늙은 재력가와 재혼하여 팔자라도 고쳐보려는 심산일까? 보아스의 반응을 보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네가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4단계로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제한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지자체 차원에서의 보다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포함돼 있는 다중이용시설 4단계 주요 내용으
우리가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우선 의·식·주를 들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생활의 3대 요소라고 해서 초등학교 적부터 배워 왔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면 이 3요소 외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전기를 꼽지 않을 수 없다.지난 날 전기가 없었던 시절을 떠올려 본다. 우선 밤이 되면 등잔불을 밝혀야 했다. 그 등잔불은 석유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사는 일이 무기수 같다. 체감온도 35도를 기록하는 폭염에 마스크로 가린 얼굴은 숨쉬기조차 힘겹다.지구를 마구 대한 형벌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생활 규범과 관례가 깨지고 패턴도 달라지면서 사람들은 모든 문화적인 것들 보다 먹고 사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성격도 급해지고 화를 참지 못하는 이기주의로 변해간다.종일 매장에서 사람들을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요?” 살아오는 동안 특별히 준 것 없는데도 나에게 과분한 기대와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들이 있다. 길게는 수십 년이 지난 일이고, 지금은 어디 사는지도 알 수 없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에 대한 기억과 고마운 마음은 늘 생생하다.구약성경 룻기 2장에서 룻이 똑같이 묻고 있다. “룻이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이르되, 나는
본지는 지난 3월 24일을 시작으로 7월 21일 기준, 총 7명의 지역 청년예술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아니스트, 색소폰, 기타리스트, 가수, 화가, 시인 등 각기 다른 예술 분야에 있는 청년 예술인들이다.인터뷰 시작의 계기는 단순하다. 지역 내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예술을 하며 활동하는 청년 예술인을 평택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한 회,
옹기 항아리에 백합꽃을 한가득 담아 방 안에 놓아두고 그 향기와 모양에 하루를 쉬었다. 초등시절 나의 부모는 흰나리 꽃이라는 백합을 심어 꽃밭을 만들었다. 해마다 칠월이 되면 집 마당 한 켠에 무더기로 피어 하얗게 뿜어내던 유년의 환희는 마음의 고삐로 나를 잡아주고 달랜다. 한 여름밤을 몰아 풍기는 강렬한 향기와 마당에 드리운 꽃의 그림자는 어린 시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