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국과 스페인의 합작 영화인 “더 웨이”(The Way)의 주인공은 미국의 잘 나가는 안과 의사로서 성공적 인생이라고 자평하며 살아온 아버지 톰이다. 그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사랑했던 아들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여행을 떠났다가 등반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아들의 유해를 인수받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작 지점에 도착한다.그곳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른바 ‘검수완박’을 두고 정치계부터 법조계까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찬성 측과 반대 측의 입장이 대립되는 가운데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밀어붙이는 만큼, 정도의 차이일 뿐 검찰의 수사권 박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동시에 가진 ‘무
들길을 지난다. 연푸른 잎들이 돋아 검은 가지를 덮고 있다.나즈막이 핀 노란 민들레와 냉이꽃 애기똥풀이 하늘거리고 희고 붉은 영산홍과 라일락꽃 풍성하다. 시골길은 마음의 고향이라고 했다.높고 낮음 구분 없이 조용히 제 몫의 빛을 발하는 꽃 이야기 듣는 이 밤 향기롭다.칠흑 같은 밤이다. 겨우내 헐벗은 까치집 울타리 푸르게 단장한 낙엽송을 지나서 물을 댄 논
‘H’를 알고 있다. 38세 미혼 남자다. 예의 바르고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은 극구 삼간다.모든 일에 성실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말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집안에 우환이 많다.부모님과 미혼 남매가 있는데, 어머니 빼고는 모두 암에 걸렸다.아버지는 대장암 재발까지 해서 3차례 수술을 했고 당뇨까지 있다.피부암도 의심되었었는데, 다행히 최근
2020년 3월 이후 약 2년여 간 지속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8일 전면 해제됐다.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에 대한 제한 조치가 사라진 만큼, 얼어붙은 경제도 활성화 될 것이라는 소상공인들의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다만 ‘손실보상’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제적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 가지의 나이를 가지고 살아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다 통용되는 나이는 ‘세는 나이’다. 이는 출생과 동시에 한 살이 되고 해가 바뀌면 바로 한 살이 더 늘어 가는 계산법이다. 이 경우 12월 31일에 출생한 아이는 하룻밤 지내고
새록새록 봄은 동심을 부르며 온다. 울긋불긋 꽃대궐이 펼쳐지고 버드나무 뿌리에서 물을 밀어 올린다. 그리고 봄비가 내렸다. 꽃잎들을 비와 바람에 보내고 가지와 잎으로 뭉게뭉게 연두가 번졌다. 아침 라디오에서 ‘도레미 송’이 들려 퍼진다. 어린 시절 따라 들어가 부른다. 뮤지컬 영화 을 보고 또 보고도 지루하지 않던 그토록 영화와 음악에
거/리/두/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본래 거리두기란 어떤 이유 때문에 상대방과의 접촉이나 더 가까워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과 물리적 거리를 두는 일이 국가의 강제에 의해 정해졌다. 몇 인 이상은 아예 만날 수 없다거나, 몇 시부터는 안 된다거나, 그때그때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마다 후보자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이번 공천에서는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기준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살인, 강도 방화 등의 강력범죄 또는 음주운전 등의 파렴치 범죄 뿐만 아니라 성폭행 범죄, 성매
긴 겨울 장막이 걷히고 입춘의 문턱을 넘어 선지도 꽤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아침기온이 가끔씩 영하의 기온을 나타낸다.4월이 되면서 양지쪽 개나리들이 고개를 들고 웃기 시작 했다.노란 산수유 꽃이 가장 먼저 얼굴을 내 밀더니 하얀 매실 꽃이 뒤를 이어 미소를 띠기 시작했고, 곧 이어 울긋불긋 온산에 진달래가 만발 할 조짐이다.길가 벚꽃들이 사람들을
동네 주변과 도로 곳곳에 꽃들이 만발했다.지난 주말엔 그동안 코로나로 답답하게 갇혀 보냈던 시민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느낌이었다.어디가나 사람들로 북적였다.봄날이 가기 전, 꽃이 봄비에 지고 짙푸른 잎들로 덮이기 전 봄날을 만끽하려는 부지런한 발걸음이었다. 팝콘을 튀긴 듯 피어났던 벚꽃은 이미 절정을 지나 서서히 푸른 옷을 입기
평택시 감사관실이 민원감사를 이유로 산하 출연기관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보조금 지출의 적정성을 지적하며 민간업체의 지출내역을 통장사본과 함께 제출하라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업체는 행사를 위해 기획안과 견적서를 제출해 허락을 득한 후 행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결제를 받았음에도 반년이 지난 이후 갑작스럽게 통장 거래내역을 제출하라고
코로나19바이러스가 이 땅에 번지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초부터 시작해서 현재 3년 째 이르고 있다. 초기에는 확진 누적 자가 100명대 였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30~40만 명대에 이르고 있다.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환자의 입에서 나오는 비말을 통하여 감염된다 하는데 신종 바이러스는 아직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한다. 코로나(co
一片花飛減却春꽃잎 한 점 떨어져도 봄빛이 줄어들건만두보의 시 “曲江二首”첫 행이다. 사월은 꽃의 시간이다.어디를 가나 각양각색 꽃이 피고 귀여운 새가 노래를 부른다.봄꽃의 시작은 들판과 경작지 주변 어디에나 새끼손톱 반 정도 크기 하늘색 봄까치꽃(큰개불알풀)으로 시작된다.꽃말이 ‘기쁜 소식’이라고 하니 삭막한 들판을 거닐다 보일듯 말듯 피어난 작은 꽃이 보
이번 주간에 청명과 한식이 하루 사이로 들어있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하루 앞뒤에 오거나 같은 날이 되기 때문에 뒤섞이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나란히 붙어있는 청명과 한식을 빗대어,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생겨났다.청명과 한식이 기껏해야 하루 차이밖에 나지 않으므로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나타날 때 쓴다. ‘청명’(淸明)은 24절기의 다섯
공천이란 정당에서 국회의원 선거,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 자신들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정치인이거나 정치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이 공천을 받기 위해 사생결단의 의지로 몇 년을 준비하기도 한다. 정당 또한 공천에서 적절한 인물을 선정해 세우는 것이 당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선거마다 공천 방식을 손보기도 한
절간 같이 조용한 나의 집은 윗층에서 들리는 생동생동 뛰는 어린이들 소리와 같이 산다. 한밤이고 새벽이고 쿵쿵쿵 작은발 뛰는 소리, 화장실에서 들려 내려오는 조그마한 말소리도 이제 적응이 되었다.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5살, 3살은 엄마 양팔에 매달려 나를 보며 방긋 웃는다. “오늘 윗층으로 이사 온 가족입니다아이들이 어려 조금 시끄러울 수 있어 미리 양해
담낭 제거 수술을 했다. 담석이 가득 차 염증이 생긴 것이다. 수술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협심증에서 요로결석에서 다시 담낭염 진단을 받기까지 짧은 시간 많은 검사를 해야 했다.우선은 통증의 부위나 원인에 대해서 잘 알 수 없었다. 흉통인지 복통인지 혼란스러웠다. 병원 접수처에서 그렇게 말했더니 심장내과로 가란다. 교수라 불리는 담당 의사는 자기 분야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 명을 넘나들며 폭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건소 또한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화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확진자의 증가는 보건소의 업무량 증가로 이어진다.당연한 얘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유는 복잡하다.당초에는 보건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중앙사고수습본부로 보고가 들어가는’ 등 의료기관 병상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1970년 초에 발표된 유명한 동요 과수원 길의 노래 가사가 봄을 재촉하듯 귓가에 아른거린다.이 노래가 한창 불려 질 무렵 갓 중학생이 된 나를 데리고 아버지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