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신학대학원 입학 즈음의 일이었다. 입학식이 있기 전에 성경원어를 미리 익히고 들어가는 프로그램 때문에 두 주간동안 학교 기숙사에 머물렀다. 교정(校庭)에서 교수님과 마주쳐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마침 학교 선배들이 차를 타고 나가려다 교수님을 발견하고는 멈추어 교수님께 인사를 드렸다. 점심 때 외부로 식사를 하러 나가는 중이었단다. 그런 선배
민족의 대명절 ‘설’이 돌아왔다.구정(舊正)이라고도 불리지만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그 표현이 신정(新正) 쇠는 것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제의 잔재라 하니 ‘구정’이라는 말보다는 설이라 부르는 것이 맞는 듯하다.어찌됐든 음력 1월 1일을 쇠는 나라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 소수의 유교 국가만이 설을 쇨 뿐이다.어찌 보
우리명절 설날이 다가 오고 있는데 때 아닌 폭설이 온 누리를 덮었다. 여느 때 쌓인 포근함보다 매우 찐득거리는 눈이라서 인지 마음도 다소는 울적해지는 느낌이 든다.옛날 같으면 신나는 눈싸움이나 눈사람 만들기로 히히덕거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고 있을 법한 상황 이지만 진 눈 덕분에 방안에서 토닥거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았을 것 같다.그런데 좀
‘중꺾마’는 작년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연말에는 방송사들이 올해의 최고의 명언으로까지 꼽기도 했던 신조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특히 대한민국이 작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과 관련하여 더욱 인기를 끌었는데, 누군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슬로건으로 '꿈은 이루어진다'였다면, 2022년에 월드컵에서는 바로
평택 관내 불법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고덕신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소사벌 상업지구나 지제역 인근 등만 보더라도 평택시의 불법주차 문제를 실감케 된다. 다만 앞서 언급된 장소는 대부분 인근에 공영주차장 등의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불법 주정차단속을 실시할 경우 억울해하는 시민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와 반대로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성악을 하는 동생의 집들이 초대가 있었다. 탁 트인 통 유리창 눈 쌓인 논이 보이는 고덕 신도시 풍경을 보며 도심 속 절경과 맞선 설레고 멋진 기분이 드는 집이다. 그리고 위풍당당 가오(폼의 속된 말)에 놀란다.아무 것도 없던 맨땅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맨질맨질 길이 닦여도 신도시 위력은 무채색 가운을 걸친 이구아나처럼 낯이 설고 삭막하며 정이 가지 않는다.
출간된 이후 작년에 이어 새해에도 전국의 공공도서관의 대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책이 있다. 소설가 김호연씨가 쓴 장편 문학소설 ‘불편한 편의점’이다. 100만부 이상이 팔렸고, 제 2권도 출간되어 같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필자는 이 작품을 먼저 오디오 소설로 접하고 나서, 책을 읽어보려고 평택과 안성의 도서관을 검색해 보았다. 도서관마다 다 대출이
임인년(壬寅年) 묵은 한해를 보내고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로운 해가 밝았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이한 만큼 올 한해는 어떤 어려운 일도 쉽게 뛰어넘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녹록치 않다.3高 현상(고물가, 고금리, 고환율)과 더불어 1%대로 예측되는 낮은 경제성장률, 수출 부진 및 국내 투자 둔화 등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경기 침체
금년은 간지(干支) 연호로 계묘년이다.간지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말하는 데 천간은 갑(甲)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계) 10자와, 지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辛) 유(酉) 술(戌) 해(亥) 12자를 말한다.이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갑자 을축.
오랜 벗에게서 / 류 흔 오랜 벗에게서 전화가 왔네조용하고 외진 곳에잘 있다 말하려다 하지 않았네뒤란 대숲 서걱대는 소리를 들으며끝내 주소를 일러주지 않음도 참 잘한 일이다 싶네문지방을 넘어온 그늘이 양말을 적셨으므로나는 그것을 벗어 구석에 놓고 나서 뒤로 벌렁 누웠네천장은 하늘만큼 높고 생활은 바닥같이 낮으니부러 시 쓰려 애쓰지 않는다네열어놓은 쪽창 밖으
어떤 주인에게 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한 청지기가 있었다(눅 16:1-8).청지기는 주인에게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아 집안의 재정과 종들을 관리하는 재산관리인이다. 청지기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주인의 뜻을 온전히 받들어 시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비유에 등장하는 청지기는 부정을 저질러 주인 재산에 큰 손해를 주었다. 그 사실을 눈치 챈
임인년(壬寅年) 한 해가 지나간다. 기대감으로 시작했던 2022년이었건만 돌아보면 아쉬움이 한 가득이다.어느 해든 그렇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올해는 유독 다사다난(多事多難)하다고 느껴진다.그야말로 사건도 많고 어려움도 많던 한 해였다.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2번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지자체장이 바뀌었고,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높아
오래전 직장 동료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다.갑자기 내린 폭설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는 지, 또한 몸은 건강한지, 두루 잘 지내고 있는지가 주요 문안의 골자였다. 그러고 보니 이번이 첫 번이 아니었다.더듬어 기억해보니 시시 때때로 문안 전화를 받은 것 같다.궁금한 내용이야 별 큰 의미가 있겠는가 싶지만 일상적인 안부에 덧붙여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가수 김광석씨의 노래 ‘서른 즈음에’ 가사 중 일부다.지나가 버린 것에 대한 이별과 상실의 그리움과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다.뭔가 이룬 것도 없이 젊은 나날을 지내며 나이 들어감이 못내 슬펐던 것일까. 하지만 누군가에겐 지나간 시간들이 아쉬움이 아닌, 보람이요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가슴 벅찬 출발을
연말이 된 만큼 여러 지자체에서 내년도 본 예산이 확정되고 있다. 순탄하게 예산이 확정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 집행부와 의회가 끊임없이 반목하며 잡음을 내는 지자체도 있다. 이런 경우 대개 의회가 여야동수, 또는 여소야대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지방정치 대신 정당정치를 하며 집행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어쩌면 이러한 현상은 지난 6
만 60세 생일이 새해 오월에 있는 분이 퇴직 선고를 미리 받았다. 판촉사원은 이곳과는 별개로 각자 소속된 회사의 직원이라 사실 어느 곳이나 정년과 무관한데, 동갑내기 친구들과 회갑기념 일본여행 여권을 만든다고 들뜬 마음 찬물을 덮어썼다.아직 일을 놓기에는 너무 젊은 정년은 언젠가 내게도 닥칠 일이여서 칼 같고 유도리 없는 제도 앞에 하루가 심란하다.한직장
크리스마스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으로 잉태되고, 처녀 마리아의 몸에서 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억하는 날이다.성경에서 ‘아구스도’라고 나오는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제국 전체의 실권을 장악한 후에 로마 제국 전역에 걸쳐 국세조사, 곧 인구조사를 실시했다(눅 2:1).그 목적은 세금 재원을 파악
경기도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한껏 수그러들었다. 지난달 15일 용인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16일 화성을 거쳐 17일과 23일 평택시, 25일 이천시, 29일 안성시까지 총 6곳의 가금농가에서 발생했다.AI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는 AI 발생 농장에 대한 초동방역과 긴급살처분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368농가를 대상으
벽에 걸린 달력은 병정처럼 12월을 지키고 있다. 일에 맞는 옷을 입듯이 나는 주방 앞에서 저녁밥을 지을 때 앞치마를 입는다. 초록무늬 앞치마를 걸치면 자세가 있고, 요리하는 마법사가 된다. 그러다 청국장과 떡만두국을 끓여 알뜰하게 식탁에 놓을 줄도 알았다. 김과 파와 마늘을 냉장고에서 꺼내 수도꼭지에 물을 켠다. 요즘 들어 요리고 무엇이고 귀찮을 때가 많
요즘 교회는 성탄절을 앞두고 4주간의 대림절(待臨節, Advent) 기간을 보내고 있다.‘예수님의 성탄과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로 ‘대강절, 강림절, 초강절’로도 불린다.이번 주는 대림절 세 번째 주간인 셈이다.교회력은 대림절로 시작하기 때문에,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성탄절하면 연상되는 여러 단어들이 있다. 아기 예수, 마리아와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