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눈이 내린 지난달 24일 원곡과 양성 사이 만세고개에 올랐다. 안성 3.1운동 기념관을 찾아서다. 이틀간 일제를 몰아내면서 삼천리 강산 전역에 걸쳐 거족적으로 일어난 3.1운동 중에서도 3대 실력항쟁지로 꼽힌다. 만약 원곡·양성 지역민들이 원 계획대로 평택역까지 진격했다면 3.1운동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자랑스런 보훈 역사다. 일제가 침략을 위해 설치한 평택역은, 서울과 교류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되려 민족 의식을 고취시키는 창구가 됐다.사령부 단위의 육해공군 부대는 물론,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전국 유일한 도시 평택은
사람이 가진 욕심 중에는 소유 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아마도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식량과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 이었으리라 생각 된다.그 종류는 매우 다양 했을 것이지만 우선적인 생명 유지가 가장 최선이 아니었을까 추정 된다. 그리하여 우리 유전자 속에 심겨져 있는 욕구를 아직도 버리기가 매우 어려운 것 같다.더러는 지나친 욕구가 불러오는 비 이상적인 현실에 빠져 있으면서도 스스로 각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폐품을 주워 모아 집안가득 쌓아두고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살고 있다는 어느 노부의 이야기가 생각난
이번 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형벌 받으심을 기념하는 고난주간이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마디 말씀이 있는데 보통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부른다. 가상칠언의 첫 번째 말씀은 용서에 관한 것이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예수님이 가리킨 저들은 주위에 있던 구경꾼뿐만 아니라 십자가형에 연루된 로마인들과 유대 지도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몰랐다. 예수님은 그
웃을 일이 많지 않아서 사람들의 얼굴이 굳은 사회다. 고객 응대가 업무인 나도 사실 하루 종일 웃으며 상냥하게 손님을 맞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세월 비슷한 업종에서 일을 하다 보니 교육의 힘도 있었지만 미소를 머금고 사람을 대하는 일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무언가 도움을 청하는 손님에게 너무 친절해 어떤 때는 가식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그러할 때면 웃음에 관한 재미있는 명언이 떠오른다.“좀 웃으시오. 그리고 부하들에게도 웃음을 가르치시오. 웃을 줄 모른다면 최소한 빙글거리기라도 하시오. 만일 빙글거리지도 못한다면 그럴 수 있
요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를 앞두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관련해서 성경에는 여러 가지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 예수님의 수제자로 불렸던 베드로의 배신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베드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예수님의 최측근이었다. 그런데 그가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공개적으로 부인하였다. 심지어 만약 자기가 예수를 안다면 하나님께 저주를 받겠다는 맹세까지 해가면서 예수님과의 관련성을 부인하였다.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제자임이 틀림없었으며 예수를
요즘은 겨울철이라 그런지 어디를 가나 패딩 옷을 입은 사람을 많이 본다. 패딩(padding)은 외래어 인데 우리말로 표현한다면 누빈 옷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패딩 옷은 속에 솜이나 캐시미어(짐승의 털로 짠 모직물) 같은 보온 제를 넣고 겉은 포리에스틸 천으로 덮어 누빈 옷이라 보온이 잘 되어 겨울철에 입기는 아주 좋은 옷이다. 그래서 이 패딩 옷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다 입는 겨울철의 필수 옷이 되었다. 누빈 옷으로 말 할 것 같으면 우리나라도 예부터 입어 왔고 옷뿐만 아니라 아기들 업는 누비포대기, 누비이
그녀는 지치고 배가 고팠다. 도시생활 속 돈벌이와 꿈에 지친 청춘이 한 겨울 고향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맨 먼저 한 일은, 눈 덮인 밭에서 대파와 배추를 맨손으로 뽑아 자신을 위해 배추 된장국을 끓여 먹이는 일이었다. 손수 장작을 구해 난로에 불을 지피고, 부엌에서 재료를 다듬고 씻어 도마와 칼과 그릇과 솥을 다루며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느리게 느리게 마음이 여물고 불안이 녹는다. 영화 를 다시 보며 글로 엮는다. 최고의 요리는 아무래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친구들과 나누는 것이다. 사계절을 담아 자연의 알갱
한 부자 청년이 예수님께 달려 나와 무릎을 꿇었다. 예수님께 영생의 길을 물었다.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막 10:17). 같은 사건을 기록한 마가복음 10장, 마태복음 19장과 누가복음 18장을 종합해 보면 이 사람은 젊은 청년이었고, 부자였고, 또 유대인의 관원이었다. 오늘로 말한다면 성공한 청년 사업가에다가 정계에 진출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을 떠올려 볼 수 있겠다. 거기다가 그는 종교적 신앙심도 깊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 인생의 단맛 쓴맛 다 보고 나이 지긋해져서, 이제는 죽음이라는 것
모든 일의 시작은 열쇠를 손에 쥐면서부터 그 효력이 발생 하는 것 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열쇠를 손에 쥐었다가는 버리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또는 오래도록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 혹은 열쇠를 구하지 못하여 일의 실마리를 풀지 못 하는 경우도 허다했었다. 그런가 하면 예기치 않은 행운의 열쇠를 얻어 기적적으로 문제가 풀리기도 하는 것을 경험 한 적도 있다.그 어떠한 경우의 열쇠이든지 세상의 모든 일을 시작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열쇠이다. 물리적 기능을 지닌 열쇠 일 수도 있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여 난제를 해결 해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지혜다. 세상살이에는 흑백논리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어떻게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거절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해야 할 때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오해가 있을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참 난감할 때가 있다. 되돌아보면 우리에게 후회되고 아쉬운 순간들도 많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에 대한 후회,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믿어버린 데 대한 후회, 꼭 붙잡아야 할 사람들을 떠나버린 것에 대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가 불과 4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분구가 확실시된 평택 지역 예비 정치인과 유권자인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선이 코 앞인데,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이 처리되지 않아 혼선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데에는 예비 정치인, 시민들의 이익보다는 정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거대 양당만을 위한 이득이 전제한다.「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해야 하며,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제출한 선거구획정안을 위원회에 회부, 지체없이 심사해야 한다.다만
“자극과 반응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그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달려 있다”는 오스트리아 철학자 빅터 프랭클의 글을 읽다가 시시로 오는 자극과 변화와 마음현상에 분란함을 정돈해본다. 그는 또 “당신이 가진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자유는 바로 선택의 자유이다”라고 했다. 겨울로 가득 찬 마음이란 공간도 자연이 변화하면서 봄이란 이름으로 채워지고 있으니 참으로 신비하고 오묘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계절이 지나간다는 것은 사라지는 의미가 아니라 뒤로 물러나 다음 순서를
우리는 보통 무엇인가 분명하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것을 ‘애매모호’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애매’와 ‘모호’는 다른 뜻이다. ‘애매하다’는 것은 어떤 단어나 문장이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고 다르게도 해석할 수 있어서 무엇을 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며칠 전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통화를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오늘 저녁에 전화를 드릴까요, 아니면 내일 전화를 할까요?” 그랬더니 답문이 딱 한 글자로 왔다. “네” 순간 당황했다. 오늘 전화해도 좋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내일 전화하라는 이야기인지가 분
새벽에 유리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었다. 뜨지 않은 눈으로 비 두드리는 소리를 가만히 가만히 듣기만 했다. 비오는 날이 마침 휴일이라 마음껏 여유를 부린다. 물을 끓여 커피를 정성껏 타서 들고 집을 나왔다. 짧은 장화에 커다란 우산을 쓰고 봄비 마중을! 봄기운과 나는 하나가 되어 마음껏 호흡한다. 때에 맞게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대지는 우유처럼 빨아 들이고, 덕동산 잔디 공원 튤립 구근 싹이 덤불을 뚫고 무수히 삐져 나온다. 재랭이 고개 나의 영춘화가 보드라운 비를 맞으며 노랗게 피기 시작했다. 11월, 12월, 1월, 2월 동안
주일 아침이면 가족들이 샤워 후에 사택 화장실에 있는 순간온수기의 온도 조절 레버를 저온으로 내려놓는다. 교회의 전체 전기 계약 용량이 작아서 온풍기에 방송시스템까지 쓰다 보면 혹시 주일 예배 중에 전기 과부하가 걸리지는 않을까 싶어서다. 월요일 아침 일찍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샤워기를 튼 순간 아차 싶었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주일 아침에 늘 마지막으로 샤워하는 아들 녀석이 레버를 낮춰놓았다는 것을 깜박했다. 전날 밤에는 미지근한 물이 조금 남아 있었고, 간단히 씻고 자느라 미처 의식을 못 했다. 결국 온도 조절 레버를
2024년도 민족 대명절 ‘설’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예전과 달리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화(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이루어진 소가족) 된 현대사회에서 설날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이 굳이 약속하지 않아도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다. 이를 통해 가족이라는 안정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주 소중한 날이기도 하다.하지만 올해 설 명절에는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설을 불과 며칠 앞두고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직전 달의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
지금 우리에게는 생각지도 못 했던 저 출산 시대가 왔다. 출산은 인구와 직결 되어 있는 문제이기에 시대 시대에 따라서 국책으로 출산 장려와 출산 제한 등의 인구 조절 정책을 펴 왔다. 지난 시절 한 때 우리나라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시절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편 적이 있었다. 이 때 구호로 “아들 딸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키우자.”가 있었다. 이 시절 이 운동을 펼치기 위해 전문 요원들이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가임 여성들에게 적극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남자들은 예비 훈련장에서도 무료로
겨울동안 소복이 내렸던 눈이 아직도 덜 녹은 곳에는 응달의 한기가 느껴지지만 군데군데 구멍처럼 녹아내린 포근한 양지쪽에는 어느덧 봄의 기운이 들어 차 있다.그러나 절기 입춘이 지났어도 일교차가 큰 요즘 밤 기온은 아직도 영하 7, 8도의 맹위가 남아 있다.하지만 동장군이 세월을 이길 수는 없듯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김없이 양지쪽으로 물오른 개나리가 피어오를 것을 안다.그래도 눈이 쌓여 보기 좋았던 겨울의 참 모습이 유난히 눈에 아른 거린다.특히나 그림처럼 전개되었던 한적한 시골 초가지붕에 내려앉은 함박눈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요즘
지난주 어머니의 졸업식에 다녀왔다. 78세의 어머니가 졸업하신 학교는 ‘전북특별자치도립여성중고등학교’이다.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학교 이름이다. 제때 공부를 하지 못한 여성 만학도들을 모아놓고 가르치는 학교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니지 못하셨다. 가족들이 많았던 그때, 애나 보라면서 초등학교도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이 20에 결혼하실 때도 한글도 제대로 깨치지 못하셨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남인 내가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돈 번다고 외지에 나가 계시고 어머니 혼자 어린 나를 건사하며 가난
매해 건설현장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올해만 해도 지난 1월 2일 평택 고덕 삼성전자 내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 1명이 7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데 이어, 5일에는 화성시 소재 공사장에서, 18일에는 삼성중공업 조선소 선박 건조 작업 중이던 60대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등 벌써 올해 들어 수명의 근로자가 추락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상황이 이렇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추락사고 다발 경보를 발령하는 등 안전의식 환기와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한편, 안전대·안전모 착용, 개구부 덮개 고정, 안전대부착설비